
기존의 일본식 중목 구조에 우리 고유의 생활양식을 적용해 설계하고 지은 한국식 중목구조 주택의 건축 과정을 담아낸 책이 발간됐다.
김범관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직접 설계한 울산 울주군 언양읍의 구수리 주택과 관련해 <프로젝트(PROJECT) A-나무, 정원 그리고 집>을 펴냈다.
김 교수는 책의 출간을 맞아 오는 30일부터 7월6일까지 서울 아르떼 22 갤러리에서 구수리 주택의 설계와 건축 과정이 담긴 도면, 모형 등을 전시한다. 30일 오후 7시 출판기념회와 함께 저자 토크콘서트 행사도 마련한다.

중목구조는 두껍고 무거운 목재를 기둥과 빔을 중심으로 연결하는 목조주택 구조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주택으로 손꼽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다.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중목구조에 관심을 두고 방학 때마다 틈틈이 일본을 찾아 세미나와 워크숍을 통해 기술을 배워왔던 김 교수는 새로운 목조주택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를 우연히 만나면서 언양읍 구수리 주택을 설계했다.
구수리 주택은 건축주의 요청으로 출발한 집이지만, 그동안 김 교수가 연구해 온 한국식 중목구조의 실증 모델에 가깝다. 기존의 우리 한옥과는 달리 목조주택이지만, 하중 계산 등을 거쳐 내진설계를 마쳤고, 재료로 사용한 일본산 삼나무를 세밀하게 가공해 건축 비용을 최소화했다. 온 가족이 모여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거실 공간을 크게 설계하는 등 한국식 생활양식을 담았다.

아직 전문화되고 정립된 적 없는 우리나라의 중목구조에 여러 가지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를 보여준 셈이다. 이번 책에는 이 과정에서 건축주와 국내 시공사, 그리고 일본의 중목 건축가들과 협업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출판 기념으로 열리는 전시에서는 김 교수가 건축주의 요청을 반영, 한국식 주택 양식을 중목구조에 반영해 일본 현지에 직접 가져가 자문받았던 주택의 실제 모형과 설계 도면 등을 소개한다. 또한 중목구조의 건물을 짓는 데 사용되는 가공 전의 삼나무, 중목구조에서만 사용되는 창호재, 못, 징크 등도 소개한다.
김 교수는 7월에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한 차례 더 전시를 가진 후 8월에는 울산에서도 전시를 계획 중이다. 또한 언양의 구수리 주택에서도 출판회와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
김범관 교수는 “최근 목조주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생활양식에 맞춘 주택의 설계와 건축 방법은 다양하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중목구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가이드를 위해 이번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