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학교 공간이 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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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학교 공간이 변하고 있어요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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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정 울산중앙초등학교 교사

오늘은 1,2학년 군 전문적 학습공동체팀에서 공간혁신 사례 탐방을 가는 날이다. 최근에 도서관 개관식을 한 울산교육청 관내 삼정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우리 학교는 올해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전기획 단계다.

제일 먼저 들린 곳은 1학년 교실이었다. 네모 반듯한 교실이 전통적인 교실 면적과 다르지 않았지만, 교실 안에 녹여낸 교육 공간은 정말 1학년 선생님이지 않고는 공감할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바닥은 열선을 넣어 신발을 벗고 활동할 수 있었다. 교실 앞 전자칠판 주위로 붙박이장을 짜 넣어 교사의 옷장, 학습준비물 보관함, 청소 도구함까지 여러 가지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교실 옆 벽면엔 보드를 붙이고, 뒤쪽에는 무릎 높이의 단상을 놓아 언제든 다른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되도록 해놓았다. 발표회와 역할극을 할 때마다 관객과 발표자가 뒤섞여 보이지 않는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들이 절로 공연 관람 예절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었다. 단상 한 모퉁이에는 웅덩이가 있었다. 오르고 내리고 뛰며 구석진 곳에 숨길 좋아하는 아이들의 눈높이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공간이다. 항상 쓰레기통과 분리수거통의 지저분함과 씨름해야 했던 뒷문 구석은 말끔히 이쁘게 짠 장이 모든 걸 해결해주고 있었다. 복도 창 아래 신발장 공간도 아이들의 옷장으로 변해 있었다. 다음은 도서관으로 갔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 자동문은 두 배로 넓은 공간을 연출했고, 한쪽으로 자리잡은 비밀의 집 같은 다락방과 계단식 소파는 학생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바닥엔 따뜻한 온기가 흘렀다. 조명 아래 한 벽면 위로 흐르는 교장 선생님의 서체는 그 앞에서 책 읽는 아이들의 가슴에 잔잔히 흘러 들어가는 지혜의 바다가 되고 있었다.

삼정초 교장 선생님은 교사시절에도 항상 손엔 붓이 들려 있었다. 20년 넘게 걸어온 저 서체가 이 자리에서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교사로서 나의 20년을 돌아보게 했다. 동시에 앞으로 남은 교단에서의 시간에 대한 물음도 던지게 했다. 적어도 나에게 이 도서관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숨 쉬고 있었다.

복도와 코너마다 자리 잡은 아이들의 오락 공간과 클라이밍 장은 지속발전가능한 놀이 공간으로 아주 구성이 탄탄했다. 클라이밍 장은 과감하게 예산을 투자한 교장 선생님의 결단력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마지막으로 VR실을 돌아 나오면서 교감 선생님께서 야외 숲학습장으로 연못도 만들었다고 하셨다. 2층 복도 창에서 내려다 보이는 연못은 직사각형으로 근사한 카페에서나 볼 수 있는 페르시안 블루에 회색을 섞은 신비로운 색깔이었다. 나는 연못이라고 해서 당연히 동그라미 연못을 떠올렸다. 고정관념이 무섭다! 나이 듦과 함께 자꾸만 달아나는 사고의 유연성을 다시 한 번 끌어다 놓는다. 오늘 전학공 시간은 삼정초에서 보고 들으며 교사로서 나를 성찰할 수 있는 아주 값진 시간 여행이었다.

안현정 울산중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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