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수환 울산대 전 연구교수는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이 발간한 ‘민족문화연구’ 95호에 울산의 기박산성 결진을 부인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송 연구교수는 ‘임란 의병장 ‘일기’ 조작의 한 사례’라는 제목의 30쪽 분량의 논문을 ‘이경연의 <용사일록>을 중심으로’를 부제로 게재했다.
논문에서 송 교수는 이경연의 <용사일록>은 10대손 이석정이 족조 이동영이 서술한 <족조제월당공유사>와 <천재심공유사>를 바탕으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592년 4월21일 기박산성 결진, 5월7일의 병영성 탈환, 뒤이은 신흥사 승병의 의병진 합류와 군량미 제공이 모두 허위라는 것이다.
송 연구교수는 “일부 향토사 연구자들이 <용사일록>을 논거로 임진왜란 중 전국 최초의 의병 창의, 왜군 수천명을 격퇴하고 수백명을 격살한 병영성 승전, 신라 이래 울산 호국사찰의 최초 승병 참전으로 포장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를 기화로 기박산성에서 창의했다는 의병 후손들이 관변의 협조하에 선조를 현창하는 기념사업을 벌이는 등 지역사회에서 역사 왜곡의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울산 북구는 지난 4월 기박산성 일원이 임진왜란 당시 전국 최초의 의병 결전지이자 최초의 승병이 일어난 곳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 그 일대(울산 북구 매곡동 기령공원 8640㎡ 부지)에 국비와 시·구비 32억원을 들여 의병 이야기길, 의병체험장, 호국광장, 관광안내소 등을 조성했다.
한편 지난해 기박산성임란의병추모사업회측의 제안으로 열린 토론회와 언론 기고문에서도 송 연구교수는 기박산성 결진이 허위라 주장했다. 이에 추모사업회 측도 기고문 일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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