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 접종 이상 반응에 포함
여성의 월경은 생식 내분비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정상 월경은 21~35일 간격으로 이뤄지고 7일을 넘기지 않으며, 하루에 생리대 3~5장 정도의 양을 말한다. 이 중 21일 미만으로 월경을 하거나 35일 이상의 월경 주기라면 불규칙 월경이라 하고 월경 주기가 아닌데 출혈이 있는 것을 부정 출혈이라고 부른다.
이런 월경 이상 증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산부인과 질환이나 신체의 다른 이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월경에 변화가 있으면 여성들은 자신이 모르고 있는 신체 이상이 있는 건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 감염 혹은 백신 접종 후에 월경 변화가 생기면 심리적 불안감은 더 크다. 이에 질병관리청도 애초 △발열 △통증 △부기·발적 △구토·메스꺼움 △두통·관절통·근육통 △피로감 △알레르기 반응 △기타 등만 있던 코로나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 신고 항목에 ‘월경 장애’도 추가했다.
코로나 백신이 월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22년 6월16일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백신 접종 후 이상자궁출혈의 신고건수는 3723건이며, 해외에서도 월경 관련 이상이 미국에서 15만건, 영국에서 3만건이 넘는 보고가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월경 이상 유발
코로나 백신으로 인한 월경 관련 이상 증상 신고는 국내 3000여 건, 해외 15만건 등이다.
하지만,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에 발표된 ‘백신 접종자의 월경 주기와 월경 기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평균 월경주기가 하루 정도 길어지는 것으로 보고됐고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한 395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코로나 감염이 월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도 많지 않다. 다만, 2021년 1월 중국 베이징의 한 대학병원은 코로나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를 조사해 감염이 난소 나이나 기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고은별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월경 주기나 월경량의 변화는 대부분 주기가 길어지고 월경량이 적어지는 쪽으로 나타났다”며 “월경량은 84%, 월경 주기는 99%의 환자들이 퇴원 이후 1~2달 안에 원래대로 돌아온 것으로 볼 때 이런 현상은 코로나 감염 때문에 복용했던 약이나 감염으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월경 관련 이상 증상은 코로나 감염이나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외부 활동의 감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월경불순을 겪는 가임기 여성의 10명 중 1명이 다낭성난소증후군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란 당뇨환자처럼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로 따라 남성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해 생기는 산부인과 질환이다. 체중증가나 고칼로리 음식 섭취, 운동 부족이 월경불순을 악화시킨다.
◇생활 습관도 원인 중 하나
2020년 1월 국내 코로나 발생 이후 많은 일상이 변했다. 국민 대부분의 활동량이 줄고, 배달음식 이용 증가로 고칼로리 음식 섭취가 늘었다. 2021년 대한비만학회에서 20대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2명 중 1명이 체중이 3㎏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체중이 최근 몇 년 많이 늘었고 월경불순이 생겼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도 있겠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정확한 진단과 관리가 꼭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이 경우 산부인과를 찾아 치료해야 한다.
고 전문의는 “월경 이상은 심한 스트레스, 과도한 운동, 영양부족, 영양과다, 체중의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연구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코로나의 감염이나 백신 접종은 월경량이나 주기에 1~2달 이상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하고, 만약 가능성이 있다면 임신테스트 등도 해 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 전문의는 “드물지 않게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난소나 자궁의 혹과 같은 산부인과 질환, 갑상선이나 유즙분비호르몬과 같은 내분비질환과 연관해 월경 이상이 있을 수도 있어 지속한다면 이른 시간 안에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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