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6)]울산대공원동물원 낙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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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6)]울산대공원동물원 낙우송
  • 경상일보
  • 승인 2022.07.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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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울산대공원 동물원 가장 안쪽 경사면에는 미어캣같은 작은 동물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은 희한한 나무뿌리가 여럿 솟아 있다. 낙우송(落羽松)의 공기뿌리가 가장 발달돼 있는 곳이다.

낙우송은 침엽이 빽빽하게 달려 떨어진 것이 새의 깃털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촛불처럼 뾰족한 형상의 메타세쿼이아(수삼나무)와 달리 항아리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 쉽게 구별된다. 여름에는 잎이 무성한데 가을이면 잎이 떨어지고 가지만 남게 된다.

경주에 있는 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은 여러 종류의 나무를 물속에 심어 실험 중이다. 다른 나무들은 힘들어하지만 유일하게 잘 자라는 나무가 낙우송이다. 보통의 나무는 물속에 있으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해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낙우송은 공기뿌리(기근 氣根)을 통해 숨을 쉬기 때문이다. 지상으로 솟아오른 뿌리가 금붕어처럼 코를 삐죽삐죽 내민 형상을 만들어낸다.

울산대공원 개장 후 지난 20년 동안 언덕으로 흘러내리는 용출수와 빗물로 인해 숨쉬기가 힘들어진 낙우송이 공기뿌리를 여럿 만들어냈다. 6그루 낙우송 중 물이 많이 흐르는 2그루에서 뿌리 호흡근이 유독 왕성하게 발달해 있다. 미국 미시시피강 유역이 원래 고향인 것만 봐도 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낙우송 뿌리는 1년에 5~10cm씩 자란다. 뿌리 끝을 만져 보면 말랑말랑하다. 살아있다는 온기(溫氣)가 느껴진다.

포항 기청산식물원은 1969년 개장 때 심은 낙우송 기근이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울산대공원 동물원도 동물뿐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나무도 있음을 홍보한다면 현장 학습과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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