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암각화로 만나는 선사예술(18)]코아계곡 선사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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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암각화로 만나는 선사예술(18)]코아계곡 선사 암각화
  • 경상일보
  • 승인 2022.07.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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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코아계곡(포르투갈)과 시에가베르데(스페인)의 선사시대 암각화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세계유산 중 한 곳이다. 동굴이 아닌 야외에 위치한 선사시대 유산으로 1994년 댐 건설 중 발견돼 1998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댐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유산을 시민과 학생들이 지켜낸 사연은 ‘코아전쟁’으로 불리며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가 문화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다.

포르투갈 정부는 코아계곡의 암각화 관리, 보존, 연구 및 홍보를 위해 1996년 고고학공원을 조성했고, 2010년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코아강 입구 정상부에 코아박물관을 세웠다. 코아계곡의 바위들을 연상시키는 형태와 지역의 암석들을 모방한 나즈막한 박물관 건물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코아박물관과 고고학공원은 여느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암각화에 대한 전시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단순히 암각화만을 보여주기 위한 곳은 아니다. 방문객들로 하여금 이 계곡이 구석기시대부터 암각화가 새겨질 수밖에 없는 예술적 풍요로움의 근원이 되는 공간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건축 및 고고학 유산관리연구소와 도시지역개발협회 등과 함께 해당 지역을 연구, 관리하고 있다.

또다른 특징은 연구 기능과 함께 도서관을 갖추고 있는 점이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암각화 전용 도서관으로 암각화연구자에게 풍부한 자료를 제공한다. 박물관이 전시교육기능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에게 맞는 정보 교류의 장인 동시에 문화향유 공간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도 각 유산이 갖는 다양한 특징에 따라 박물관이나 연구센터 등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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