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자동차 공장을 갖고 있는 ‘자동차 도시 울산’은 그 변화의 중심이 들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대차가 지난 11일 ‘울산에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14일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국내 최초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을 울산 공장을 중심으로 (건립)한다”고 재확인했다. 34년만에 현대차가 울산에 신규 공장을 짓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현대차의 국내 전기차 생산 중심이 울산’이라고 못박은 것은 울산의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는 그동안 해외 투자를 늘리고 다른 지역 공장을 확대한 반면 울산공장의 신증설에는 소홀했다. 그 때문에 자칫 울산이 디트로이트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지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급속하게 전환되면서 울산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몹시 불안했다. 더구나 울산공장을 전기차가 아닌, 확장 가능성이 불분명한 수소차 생산에 집중배정하는 것도 불안요소였다. 자동차 협력업체들의 운명도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제 그 불안이 모두 걷혔다. 전기차는 그 어떤 업종 못지않게 고용이 많은 미래지향적 신성장동력이다.
울산시도 ‘전기자동차도시’라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현대차의 공장 신축에 대한 협조는 물론이고 지역내 중소협력업체들의 발빠른 대응을 끌어내야 한다. 장 사장은 전기차 신공장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약 2조원 정도를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충남 아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아이오닉6에 이은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 대해서는 “지금이랑 다른 부분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제네시스 전동화 전환에 들어가 2030년까지 전동화 완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울산에 지을 새 공장의 완공목표도 제네시스 전동화 전환과 같은 2025년으로 잡고 있다. 불과 3년여 후다. 내연기관 중심의 시설과 기술력을 갖고 있는 협력업체들에겐 발등의 불이나 다름없다. 현대차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 자동차 도시의 위상 제고를 위한 울산시의 중장기적 계획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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