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반도체와 4차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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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반도체와 4차 산업
  • 경상일보
  • 승인 2022.07.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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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반도체(半導體, Semiconductor)는 순수한 상태에서 절연체(부도체: 전기가 흐르지 않는 물체)나 빛이나 열 등의 외부 자극에 의해서 도체가 되는 성질을 가진 물체이다.

최초의 반도체는 1904년 영국의 플레밍에 의해 발명된 다이오드(diode)의 특성을 지닌 이극 진공관이다. 그로부터 약 40년이 지난 후, 진공관은 부피가 너무 크고(주스 병 정도) 발열이나 전력 소모가 매우 심해서 대처할 수 있는 부품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게 된다. 1947년 12월 미국의 벨연구소의 윌리엄 쇼클리(William B. Shockley, 1910~1989), 월터 브래튼(Wilter Brattain), 존 바딘(John Bardeen)이 진공관에 비해 크기가 200분의 1 정도로 축소된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에 기반한 트랜지스터를 발명함으로써 3차 산업혁명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세 사람은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으며, 존 바딘은 1972년 초전도 현상으로 또 한 번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는 ‘실리콘 밸리’ 역사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과학적 패러다임의 혁명이라 할 수 있는 파급효과와 함께 오늘날의 반도체 산업의 탄생을 만들었다.

이후, 손톱 수준의 크기에 트랜지스터를 포함하고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전자 장치와 소형 기억 등의 기능을 포함하는 장치들이 수십~수억 개가 들어가는 IC라 불리는 ‘집적 회로(集積回路, Integrated Circuit)’가 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IC는 집적 개수에 따라 SSI(Small Scale Integration), MSI(Middle), LSI(Large)를 거쳐 VLSI(Very LSI)과 인텔의 486이나 펜티엄에 해당하는 초 대규모 집적회로인 ULSI(Ultra LSI)에 이르게 되었다. 최근의 반도체는 컴퓨터나 다른 시스템에 필요한 모든 소자들이 한 개의 칩에 포함된 SOC(System-On-a-Chip) 집적회로의 형태로 발전했다.

그러면, 반도체가 4차 산업에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의 1~3차 산업혁명은 △제1차 산업혁명(1760~1840년): 철도·증기기관의 발명 이후의 기계에 의한 생산 △제2차 산업혁명(19세기 말~20세기 초): 전기와 생산 조립라인 등 대량 생산체계 구축 △제3차 산업혁명: 반도체와 메인 프레임 컴퓨팅(1960년대), PC(1970~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의 발달을 통한 정보기술 시대로 정리된다. 물론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 시기에 반도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 또한 기정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은 4차 산업의 주창자이자 다보스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이 자신의 책 <4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 3개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으로 정의했다. 또한 슈밥은 이러한 융합 기술들을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10개의 선도 기술로 세분화해 사물인터넷·블록체인·공유경제 등 3개의 디지털 기술, 유전공학·합성생물학·바이오프린팅 등 3개의 생물학 기술, 그리고 무인 운송수단·3D 프린팅·첨단 로봇공학·신소재 등 4개의 물리학 기술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4차 산업은 3차 산업을 모태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이 상호 연결되고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으로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 예측되어 발전하고 있다. 한마디로 4차 산업은 ‘초연결성(Hyper-Connected)’ ‘초지능화(Hyper-Intelligent)’의 특성을 가진 ‘융합’이 아닐까 싶다. 앞서 기술된 ULSI, SOC 등의 초 집적 반도체를 활용해야만 이런 융합기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결국 반도체야 말로 4차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없는 4차 산업은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다.

BTS의 음악에서부터 영화 ‘기생충’, 음식에서의 불고기와 김치에 이르기까지 21세기 세계 문화에 한류가 대세라면, 대한민국의 반도체야 말로 4차 산업에서의 한류로서 큰 축을 형성할 것이다. 앞으로 4차 산업을 넘어 5차 산업을 이끌 ‘반도체 한류’의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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