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한반도 폭염, 아직 시작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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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한반도 폭염, 아직 시작도 안했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7.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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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수십년전부터 이어진 지구온난화의 경고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은 유럽이 심상치 않다. 프랑스 서쪽 지방은 한낮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평소 25℃ 안팎으로 에어컨 없이 온화한 여름을 지냈던 영국도 런던 시내 세인트 제임스 파크, 히스로가 40.2℃, 큐 가든이 40.1℃ 등 평년기온보다 10℃ 이상을 크게 웃돌며 유럽 곳곳은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유럽 주변의 기압배치를 살펴보면, 대서양 부근에 저기압이 포착된다. 저기압은 중심을 향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주변공기를 끌어모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저기압의 흐름을 타고 아프리카의 더운 공기가 서유럽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이 저기압이 변화의 조짐이 없다. 바로, 유럽 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고기압들이 이 저기압의 흐름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의 열기가 유럽에 계속해서 쌓이면서 폭염이 극에 달하는 것이다. 일명, 블로킹(blocking) 고기압은 공기의 순환을 막아 폭염, 폭우, 한파, 폭설 등의 날씨가 수일동안 이어지게 만들어 극값에 치닫게 만드는 기후재앙의 장본인이다. 미국 역시 동부지역의 블로킹 고기압 탓에 서쪽 지역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지구 통틀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곳을 꼽으라면 북극을 꼽는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전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해빙으로 검푸른 바다가 드러난 북극은 바다의 열저장능력까지 더해져 기온상승이 다른 지역에 비해 배에 달한다. 대개 공기의 흐름인 바람은 공기들의 기온 차이가 크면 클수록 강해지는데, 북극의 기온 상승으로 극 지역과 중위도 지역의 기온차이가 적어지면 강한 바람이 줄어들고, 이로인해 대기순환을 방해하는 블로킹 고기압이 더 많이 만들어지게된다. 지구온난화를 막지 않는다면, 지구 날씨는 앞으로 더욱 극단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유난히 일찍 찾아온 폭염.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대비 4배 정도 높게 발생하고 있다. 정체전선이 남쪽에서 휴식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장마 후 찾아오는 본격적인 한반도의 무더위는 아직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낮 볕이 강한 시간에 바깥 활동은 자제하고, 잦은 수분 섭취로 땀으로 손실된 체내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온열질환에 취약한 분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도 잊지 말자.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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