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지역아동센터의 밥상도 빈약해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역아동센터 아동급식비는 1인 1식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됐으며 냉·난방비 등 공공요금도 월 10만원씩 지원됐다. 그러나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식재료 가격이 그만큼 더 올라 각 센터마다 운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방학까지 겹치면서 저녁뿐만 아니라 점심과 간식까지 제공해야 해 급식 마련에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울산지역 내 지역아동센터는 총 56곳으로 아동 약 1300여명이 이용 중이다. 전국적으로는 431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이 방과 후에 돌봄 공백 없이 전문 종사자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아동들은 이 곳에서 생활지도, 학습활동, 놀이와 오락, 다양한 체험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대부분 저소득 가정, 한 부모 및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다.
문제는 최근 물가가 너무 올라 지역아동센터들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 6월 기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 겪는 수치다. 라면·쌀·돼지고기 등 서민 장바구니를 대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7.4%, 외식비는 8.0%가 급등했다. 이러한 물가상승분은 음식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북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최근 기본 식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 급식 장을 볼 때마다 고민이다. 특히 육류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닭은 2000원 가까이 올랐다. 올해 급식비가 인상됐지만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인상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고물가 위기가 사회적 약자들에 고스란히 전가돼선 안 된다”며 “공공부문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과감히 줄여 약자와 취약계층 등 꼭 필요한 곳에 두텁게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어린 아이들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놔야 나중에 우리 사회의 자산이 된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여의치 않다. 울산지역 센터 운영자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비싼 과일도 한번씩 사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한끼 식단 구성하는 것도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물가가 올라갈수록 고통지수가 높아지는 부류는 취약계층들이다.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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