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울산공항 활용방안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전임 송철호 울산시장이 발주한 이 용역에는 ‘울산공항 폐항’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김두겸 현 시장은 25일 열린 용역 착수보고회에서 ‘신공항 건설’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무게추가 옮겨졌다. 김시장은 선거공약으로 울산공항 확장과 역할 강화를 내세웠다. 이날 보고회에서도 “울산공항을 넓히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이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울산과 경북 경주·포항 등 이른바 신라권을 아우르는 공항 후보지를 2곳으로 압축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을 폐항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다행이긴 하지만 공항 이전이나 신설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 만큼 공연히 용역 비용과 행정력만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울산공항은 규모가 적고 활주로가 짧다는 것이 단점이라는 것은 이미 모르지 않는다. 안정성 때문에 큰 비행기의 이착륙이 어렵고 날씨가 안 좋을 때는 결항률도 높다. 할 수만 있다면 활주로를 넓혀 활성화를 해야 겠지만 이미 여러차례 용역을 통해 어렵다는 결론을 얻은 바 있다. 김 시장의 구상대로 넓은 곳으로 이전해서 경주와 포항을 아우르는 공항으로 확대할 방안을 찾을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공항을 새로 짓는 것은 울산시의 결정으로 가능한 일이 아닐 뿐 아니라 현 시점에서 국토부의 논의 구조 속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특히 지금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 신공항이 추진 중이다. 울산은 가덕도 신공항의 대상에 들어 있고, 대구 신공항의 범위에는 경주와 포항이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울산공항은 지금도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시내에 자리하고 있어서 접근성이 전국 어느 공항보다 뛰어나다. 고도제한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산업파급효과가 큰 경제활동의 거점’이라는 울산공항의 장점을 살려나가야 한다. 울산공항은 서울과 제주, 전라도 등지를 1시간 만에 오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철도에 비할 수 없는 가치다. 서울은 KTX를 타더라도 2시간 넘게 걸리고 전라도는 족히 3~4시간은 걸린다. 제주도는 아예 갈 수도 없다. 설령 가덕도 신공항이 생기고 급행철도나 연계도로가 온전히 구축되더라도 울산공항의 장점이나 역할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번 용역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가덕도 신공항 또는 대구 신공항과 울산공항의 연계 방안’이다. ‘활주로 확장과 개선 방안’까지 찾아낸다면 성과라 할 수 있다. 혹여 신공항 논의나 용역이 공항 폐항으로 왜곡돼서는 안 된다. 울산공항의 장점을 살린 현실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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