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시간 넘게 걸어서 힘들게 도착한/ 우크라이나 서쪽과 폴란드 동남쪽/ 삼엄한, 국경에 접한, 메디카 국경검문소//도착했으나, 쫓기듯 다시, 이동해야 한다/ “폴란드 난민 집결소로, 떠나실 분들/ 서둘러 버스에 오르시오. 시간이 없소…” ‘어둠에 대한 통찰-신문에서 읽었다’ 중에서

신춘희 시인이 새 시조집 <어둠에 대한 통찰>을 펴냈다.
그는 등단 40여 년에 이르는 중진이자 원로를 향해가는 작가다. 이에 걸맞게 시인은 ‘시조도 인생도 깨끗하게 늙자. 어둠과 그늘을 관통하는 처절한 통찰의 수확물도 추하거나 부끄럽지 않게 수습하고, 참회록을 쓰듯이 새기다 가자’고 자신의 책 서문을 적었다.
이정환 시인은 해설에서 “세계는 그칠지 모르는 야욕으로 가득 차 한 개인이나 연약한 국가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며 “시인은 보통 사람보다 더 예민하게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시조라는 정형의 그릇에 오롯이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신춘희 시인은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조(1980년)·동시(1982년)·시(1983년)가 당선됐다. 이후 월간문학 시조부문 신인상(1985년)도 받았다. 시집 <풀잎의 노래> <늙은 제철소> <식물의 사생활> 등 다수의 시집을 냈다. 경상일보 논설실장을 지냈고, 울산이야기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112쪽. 1만2000원. 동학사.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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