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비관적인 소비심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제의 악순환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시는 지역경제 동향을 세심하게 파악해 시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보호할 최소한의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7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7.3로 전월(99.5) 대비 12.2p 떨어져 2020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물가가 뛰고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소식이 넘쳐나자 주요 경제주체인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도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CCSI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아지면서 울산지역 부동산 공실률도 높아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7일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조사에 따르면 2분기 울산지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오피스 17.5%, 중대형상가 21.4%, 소규모상가 3.2%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울산지역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울산대학교 상권 공실률은 27.9%에 육박하는 등 중대형 상가 4곳 중 1곳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 옥교동, 신정동 상권도 각각 23.2%, 20.8%를 기록하며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 물가상승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월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0.8%p 오르며 4.7%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전월 대비 상승 폭 모두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최대 기록이다. 2008년과 2011년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은 적은 있었지만, 4.7%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울산은 다른 도시와 달리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경제 기여도는 높지만 일반 서민들의 경제수준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때문에 외식물가와 금리인상 등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고금리가 현실화된만큼 울산시는 지역경제 위축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들은 고물가 상태가 길어질수록 삶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모든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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