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울산·미포국가산단 및 온산국가산단 재정비 용역을 최근 완료했다. 이번 용역은 빠르게 변하는 국내외 산업구조와 정부 정책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의 투자유치 촉진, 고용과 세수창출, 인구유입 등이 그 궁극적 목표다. 울산시는 이번 재정비 내용을 현실에 충실하게 반영해 구체적인 성과를 끄집어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번 용역에서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부지 확충 분야가 빠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시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부지에 대해 “향후 정책적인 판단이 내려지면 즉각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은 넘쳐나는 산업폐기물 때문에 일일이 여삼추인 상황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단지를 재정비해 고용과 세수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산업폐기물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하면 공장이 멈출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시는 하루 빨리 폐기물 처리 방안을 마련해 기업들의 고충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용역이 완료된 곳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 일원이다. 총 면적은 74.383㎢로 미포산단이 48.444㎢이며, 온산산단이 25.939㎢이다. 시는 이번 용역에서 도시관리계획과 일치하지 않는 국가산단 내 도로와 광장,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의 선형과 연장 등을 조정해 토지이용계획과 업종배치계획을 정비했다. 또 일몰제에 해당되는 장기미집행시설의 실효도 반영해 기업체 불편을 해소했다. 기업 투자 환경과 직결된 환경관리계획과 공원녹지계획도 재정비했다.
그러나 산단내 산업폐기물 처리 방안은 아직도 요원하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에서는 하루 평균 6000여t의 산업폐기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지역 6개 공장장협회가 지난 6년 동안 각종 민원을 통해 산업폐기물 처리장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나 아직 해법이 없는 상태다. 2030년까지 울산지역에서 처리해야 할 물량은 627만t이지만 잔여 매립장은 129만t에 불과해 498만t이 부족한 상태다. 그 사이 폐기물 처리 단가는 3배 이상 올랐다. 그나마 온산공단내 K사가 자체 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겠다며 지난 2020년 개발계획 변경 신청을 해 승인을 받았으나 감사원 감사 결과 ‘부당 변경’으로 드러나 최근 변경 고시가 취소됐다.
산업폐기물은 동물로 치면 배설물이다. 배설물을 제대로 치우지 못하면 인체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산업단지도 마찬가지다. 이번 재정비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의 하나가 산업폐기물 분야인데 알맹이가 빠진 것같아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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