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7)]신흥사 회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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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7)]신흥사 회화나무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8.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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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400여년을 한 자리에서 신흥사(울산시 북구 대안동)를 지켜온 회화나무(사진)가 있다. 올해 7월에도 어김없이 아이보리색 꽃을 피워 냈다.

이 회화나무는 1980년대 보호수로 지정되었다가 벼락을 맞아 불타면서 해제됐다. 당시 불 탄 흔적이 검게 남아 있었다. 1999년 여름에는 나무 그루터기에 작은 문처럼 생긴 구멍이 있어 성인 남자 3명이 들어갈 정도였다. 나무 안에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사람들이 눈길을 주지 않았으나 어느새 나무는 다시 가지를 내고 꽃을 피웠다. 이에 북구가 2000년 흙을 걷어내고 상처를 메우는 수술을 하고 보호수로 지정했다. 이후 사찰에서 나무 주변으로 옹벽을 쌓고 나무 옆으로 돌계단도 만들었다. 해마다 꽃을 피워내고 있으나 올해는 작년보다 풍성함이 덜하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 절을 중창한 이급 병마절도사가 1646년(인조 24년)에 심었다고 적혀 있다. 지금으로부터 460여 년 전이다. 계속적으로 자라기를 바라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

회화나무는 중국 주나라에서 관직인 삼공(三公)을 이 나무에 비유해 삼괴(三槐)라고 불렀다. 이런 연유로 학자수(學者樹)로 불린다. 또 규칙적으로 가지가 나오는 느티나무에 비해 불규칙적으로 나뭇가지를 뻗어 창의성을 유발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한자로는 傀(괴)를 느티나무로 혼동해 사용되기도 했다. 槐谷(괴곡)은 느티나무를, 槐木(괴목)은 회화나무를 뜻하였으나 지금은 모두 회화나무가 됐다.

학명을 살펴보면 Styphnos(시큼한)와 lobos(꼬투리)의 합성어로 열매의 맛이 시고 쓴데서 유래했다. 나무의 꽃, 가지, 열매, 나무껍질, 뿌리를 약으로 사용한다.

회화나무가 지금껏 지켜온 날 만큼 앞으로도 호국사찰 신흥사를 늠름하게 지켜주셨으면 한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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