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울산시, 제2명촌교 명품예술다리 구상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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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울산시, 제2명촌교 명품예술다리 구상 밝혀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8.1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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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다리로 인기를 얻고 잇는 세종시 금강보행교.

태화강에 또하나의 다리건설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 중구 반구동과 남구 삼산동을 잇는 가칭 ‘제2명촌교’입니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 제2명촌교를 명품예술다리로 건설하겠다면서 다리명칭 공모를 했습니다.

태화강에도 관광상품이 될만한 명품다리가 놓여질 지 주목됩니다. 또 지난달 울산시에서 최종보고회를 가진 ‘도시빛 특화계획 용역’에도 다리조명 계획이 들어 있습니다. 태화강의 다리가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봅니다.



-태화강에는 다리가 많다. 아직도 더 많은 다리가 필요한가.

“태화강은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기 때문에 교통소통을 위해서는 다리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내구간에만 현재 8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하류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울산대교, 명촌교, 학성교, 번영교, 태화교, 국가정원교, 신삼호교, 범서대교 순입니다. 이들 다리 사이에 인도교인 울산교와 구삼호교, 십리대밭교가 있습니다. 한 블로거에 따르면 상류부터 하류까지 태화강에는 모두 48개의 다리가 있다고 합니다. 울산 뿐 아니라 파리 세느강도 시내구간에만 11개의 다리가 있고, 템즈강도 런던에만 34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울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제2명촌교는 중구 반구동과 남구 삼산동을 연결합니다. 산업로의 일부인 명촌교의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다리입니다. 도시계획상으로는 이미 1995년에 계획됐으나 예산확보를 못해 26년이나 미뤄졌던 것입니다.”

▲ 태화강 인도교인 ‘울산교’의 모습.
▲ 태화강 인도교인 ‘울산교’의 모습.

-제2명촌교는 언제 완공되나.

“2025년 착공해서 2029년 완공이 목표입니다. 다리의 길이는 1100m에 이르고 예산은 1340억원(추산)에 이릅니다. 지난해 1월 시작된 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관건이긴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울산시 자체 용역에서는 비용대비편익(B/C)이 1.23으로 나와 경제성기준 1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다리를 많이 놓게 되면 태화강의 경관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태화강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울산시민들은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서 조금도 훼손되지 않기를 바랍니다만, 다른 한편으론 시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들이 갖춰지기를 희망하는 이중성도 있습니다. 그 절충점을 잘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편의시설인 다리를 놓게 되면 태화강의 경관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강의 경관이 훼손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현재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가운데 태화강의 품격을 올려줄만한 아름다운 다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공시설물인 다리가 자연하천의 품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나.

“세계적으로 이름난 건축물 가운데 유독 다리가 많습니다. 빼어난 디자인을 가진 다리는 그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강의 품격도 올려 놓습니다. 프라하 시내에서 프라하성으로 들어가는 다리는 체코의 대표적 관광지입니다. 영국 여행에서도 타워브리지는 필수항목이 돼 있습니다. 심지어 오스트레일리아의 하버브리지는 철교의 상부를 걸어다니는 익스트림 체험이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1666년 세워진 이란의 이스파한에 있는 카주다리는 페르시아 건축의 걸작으로 꼽힙니다.”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다리가 없나.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다리로는 진천의 농(籠)다리가 꼽힙니다. 고려시대에 만든 다리인데 28개의 다리를 가진 지네처럼 생긴 돌다리입니다. 현대건축물로는 세종시에 있는 금강보행교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중앙녹지공간과 남측의 3생활권 수변공원을 연결하기 위해 만든 보행전용 다리인데 동그라미 형태를 하고 있어 ‘이응(ㅇ)다리’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울산에서도 다리를 건설할 때마다 명품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나.

“아름다운 다리에 대한 갈망이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예산이라는 현실적 난관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토목공사만으로도 수천억원이 들어가는데 디자인을 고려하면 예산과 소요시간이 훌쩍 늘어납니다. 건축과 토목을 별도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인식도 부족합니다. 울산시가 지난해 11월 제2명촌교를 명품다리로 만들겠다면서 다리명칭 공모를 한다고 했습니다만, 명칭공모 외에 다른 시도는 아직 없습니다. 세계 건축계를 대상으로 설계 공모를 하는 등 울산시가 별도 예산을 책정해 체계적, 전문적으로 추진을 해야 하지만 예산 문제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조명시설을 통해 야간에라도 아름다운 다리를 만들 수 있지 않나.

“지난달 28일 울산시에서 ‘도시빛 특화계획용역 최종보고회’가 있었습니다. 선바위부터 대왕암까지 곳곳에 조명을 설치한다는 이 계획에 따르면 십리대밭교와 태화교 등 태화강의 다리에도 많은 조명 설치가 예정돼 있습니다.

▲ 정명숙 논설실장
▲ 정명숙 논설실장

구조물에 약간의 빛을 가미하는 정도가 아니라 십리대밭교에는 고래가 뛰놀고, 태화교 교각은 꽃무늬로 장식하면서 다리 난간을 따라 빛의 분수도 펼쳐집니다. 홀로그램을 이용해 대숲과 대왕암까지 공룡 등 여러가지 그림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량무빙라이트쇼도 계획돼 있습니다. 과유불급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듭니다.

야간 조명은 조금만 강렬해도 나이트클럽처럼 천박해지기 십상입니다. 런던 타워브리지는 아우트라인만 드러나도록, 이란 카주다리는 따뜻한 노란색 한가지로만 통일된 조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시설물에 대한 심미적 평가는 생활수준과 국민의식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납니다. 수준과 의식이 높아질 수록 자연스러움과 조화를 중요한 덕목으로 삼게 됩니다. 절제가 필요합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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