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운의 울산현대史]윤석열정부 출범 각고의 노력…정갑윤 전 의원 낭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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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운의 울산현대史]윤석열정부 출범 각고의 노력…정갑윤 전 의원 낭보 기대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9.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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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정갑윤(왼쪽) 전 국회부의장,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함께 식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제공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관심을 두었던 일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언제 국민의힘 선대위에 들어와 윤석열 후보를 돕나 하는 것이었다. 김씨는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심한 탄압을 받고 있을 때 “정치인에게는 ‘별의 순간’이 있는데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면서 은근히 윤 총장이 검찰을 떠나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설 것을 은근히 종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선거 때는 비상대책 위원장으로서 이들을 당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으므로 그의 말이 대통령 선거에서 갖는 무게감이 적지 않았다.

당시 윤 전 총장은 국민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두에 있었지만 국민의힘 내부가 윤 전 총장을 받아들일 분위기가 아니어서 국민의힘 후보가 되어야 하나 그렇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새로운 당을 만들어 출마해야 하나 하고 고심 중이었다.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버스 정시 출발론’을 발표하면서 윤 전 총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에 반해 김종인 전 위원장은 “대통령 후보가 되면 그날부터 주위에 파리 떼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이를 조심해야 한다”면서 윤 총장의 대통령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결국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키로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선거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되었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과 윤 예비후보의 만남이 오랫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양측은 서로 “기회가 오면 만날 날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뜸만 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2021년 8월 예고없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윤 예비후보가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나 식사하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이 자리에는 울산 출신 정갑윤 전 국회의원이 배석하고 있었고 이들의 만남을 정 전 의원이 주선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윤 예비후보와 정 전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을 중앙에 두고 나란히 찍은 사진도 공개됐고, 앞으로 김 전 위원장과 윤 예비후보가 대선에서 서로 협조하기로 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울산시민들은 김 전 위원장과 윤 예비후보의 만남도 놀라웠지만 과연 정 전 의원이 이들 둘과 어떤 관계가 있어 이 모임을 주선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 전 의원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알게 된 것은 18대 국회의원 시절부터라고 한다. 두 사람은 간혹 골프 모임을 갖고 정치 현안을 나누는 친한 사이였고, 특히 2015년 국회 내 안중근 의사 동상을 세울 때 여야를 떠나 의기투합해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더 가까워졌다고 정 전 의원은 말했다.

윤 대통령과 정 전 의원의 만남은 정 전 의원이 법사위원으로 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 대통령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시로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댓글사건을 지휘하다가 여주지청장으로 가 있을 때다. 이 때 윤석열 지청장이 국회 법사위에 나와 이 문제와 관련 질의를 받았다.

정 의원은 윤 지청장에게 “증인은 혹시 조직을 사랑합니까”라고 먼저 물었다. 이때 윤 지청장은 “예, 대단히 사랑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다시 정 의원은 “사랑합니까? 혹시 사람에 충성하는 것은 아니에요?”라고 물었고 윤 지청장은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라고 답해 강골 검사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었다. 이 질의와 답변은 국회의 명질의와 답변으로 꼽히고 있다.

그 후 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윤 대통령은 지인을 통해 정 전 의원에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 이때는 이미 박 대통령이 박영수 특검장 아래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수사를 받아 구속 되었을 때다. 따라서 정 의원은 “내가 존경하는 박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데 앞장 선 인물과는 식사 할 수 없다”면서 식사 제의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 후에 또 식사를 함께 하자는 연락이 있었고 정 의원은 호의를 너무 무시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식사를 함께 하면서 친하게 됐고 그 후론 곧잘 전화 통화도 했다고 한다.

이어 윤 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물러난 후 급속 승진을 해 검찰총장 후보가 됐다. 야당으로 법사위에 있었던 정 의원으로서는 윤 총장후보 청문회 때 당연히 윤 총장후보를 상대로 날카로운 질문을 해야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윤 총장후보와 가까웠기 때문에 검찰총장 청문회 때는 윤 후보자 상대로 질의하지 않고 대신 김진태 의원에게 질의 순서를 양보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검찰총장이 된 그에게 박 전 대통령 신변 문제와 관련 부탁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 대통령은 수감 후 허리통증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박 대통령이 허리 치료를 위해 형 집행 정지를 신청했다. 수감자의 가석방 문제를 협의할 때는 검찰총장이 반드시 동석하게 된다. 형집행 정지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은 허리치료를 위한 형 집행 정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윤 총장은 박 전 대통령 가석방을 위해 노력했지만 가석방을 협의하기 위한 모임에 참석했던 정형외과 의사가 박 전 대통령 허리가 가석방까지 해 가면서 치료할 상태가 아니라고 진단하는 바람에 가석방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나중에 정 의원에 알려왔다고 한다.

이후 정 전 의원은 대선 후보가 된 그에게 또 다른 부탁을 했다. 정 전 의원이 지자체 선거 출마를 의식해 2021년 12월 울산에서 가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당시 윤 대선후보는 대선 일정으로 바쁠 때였지만 출판기념회에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선거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대신 스마트폰으로 출판기념회에 모인 청중을 상대로 축사를 했다.

윤 대선후보가 대선 캠프를 꾸릴 때는 정 전 의원에게 합류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친이계 사람들 위주로 꾸려지는 대선 캠프에 들어가는 것이 그때까지도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윤 후보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때 윤 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박근혜 계는 김재원 의원 한 명뿐이었다.

정 전 의원은 정치인으로 윤 대통령의 장점이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아량과 화합에 있다고 말한다. 정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장제원 의원의 관계를 그 예로 꼽는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국회에 오면 날카로운 질문으로 가장 질타했던 야당 의원 중 한 명이었다. 특히 장 의원은 검찰총장 청문회 때는 과로와 상부의 조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이재수 검사와 그 가족들의 애타하는 화면을 윤 후보자에게 보여주면서 검찰총장 임명을 가장 앞장서 반대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 장 의원에게 중책을 맡겼고 당선인 때는 비서실장으로 기용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포용했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두 번이나 당을 뛰쳐나가는 해당 행위를 해 대선 캠프의 모든 선거운동원들이 그를 쫓아내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도 그를 받아들이는 아량을 보여주었다.” 정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하면서 넓은 아량을 엿보게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탄생에 기여를 했다고도 할 수 있는 정 전 의원은 최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평통 수석부의장은 정치 실세들이 가는 자리는 아니지만 대통령이 당연직 의장이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 있는 자리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 자리가 얼마나 비중 있는 자리인가 하는 것은 김명윤, 이수성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신상우, 이기택 등 당내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사들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는 데서 알 수 있다.

▲ 장성운 지역사 전문가·울주문화원 이사
▲ 장성운 지역사 전문가·울주문화원 이사

울산에서 과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물망에 올랐다가 무산된 인물이 있는데 그가 심완구 전 울산시장이다. 11대~12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심 전 시장은 13대 총선에서 울산에 국민당 바람이 불면서 낙선하고는 울산에 국립대학 유치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심 전 시장은 비록 낙선은 했지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그의 정치적 멘토였고, 또 그의 처남인 홍인길 총무수석이 있었기에 머지 않아 고위직에 갈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어느 날 그가 평통 수석부의장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결과적으로 그리 되지는 못했다. 심 전 시장은 나중에 이와 관련 얘기를 하면서 “어느 날 청와대 고위 인사가 나에게 곧 김영삼 대통령이 부를 것이라는 전화를 해 이발까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며칠 뒤 부의장 자리가 다른 사람에게 갔다는 소식이 들려 섭섭했다”고 말했다. 대신 심 전 시장은 얼마 후 한전 고문으로 임명됐다.

정 전 의원에게 낭보가 들려올지 두고 볼일이다.

장성운 지역사 전문가·울주문화원 이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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