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미술 대중화 기지개…블루오션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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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미술 대중화 기지개…블루오션으로 주목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9.16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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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갤러리스트 신홍규씨가 지난달 울산에서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강의를 했다.

한국 미술시장이 뜨겁습니다. 지난달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서울에서 개최되면서 한국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근래 들어 아이돌스타들이 전시장에 가서 작품감상을 하거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MZ세대들도 미술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이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시장이라면, 울산은 한국에서 주목을 끄는 미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울산미술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의 미술시장 현황은.

“울산은 아직 미술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겨우 미술대중화를 향한 기지개를 켜는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야 비로소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하면서 규모 있는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울산에서도 전국의 갤러리(화랑)들이 참여하는 아트페어가 연달아 열렸습니다. 몇 년 전부터 중구 원도심에 집중적으로 문을 열었던 사설 갤러리들도 남구와 북구·동구·울주군 등 전 시가지로 서서히 퍼져나가는 중입니다. 미술품을 전시하는 카페갤러리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술대중화와 미술시장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과 유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현재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는 홍콩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홍콩이 정치적 변화를 겪으면서 서울의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경매회사 8곳의 낙찰 총액은 약 3300억원으로 2020년 대비 3배 늘었습니다. 이는 1998년 이후 국내 경매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술시장 규모가 1조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달 초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가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국내 최대의 미술장터인 ‘키아프 서울(Kiaf SEOUL)’이 열려 한국 미술시장이 세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미술시장 활성화는 왜 필요한가.

“예술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사고력과 창의성을 향상시켜 줍니다. 좋은 예술은 수세기가 지나도 인간에게 감동을 전해줍니다. 예술의 발전에 있어 예술을 사고파는 시장의 활성화는 필수적입니다. 대중음악이든 클래식음악이든 공연장 입장티켓을 사거나 음반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어야 지속적으로 좋은 음악이 만들어지고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술시장의 활성화가 미술발전의 필요조건입니다. 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축제 ‘미술주간(9월1~11일)’의 올해 슬로건은 ‘미술에 빠진 대한민국’이었습니다. 미술이 우리 국민들 생활 가까이 다가온 것은 분명합니다. 울산도 건전한 미술시장 형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합니다.”

-울산의 미술인구 및 미술시장의 인프라는.

“넓은 의미의 미술은 회화나 조소, 디지털미술 뿐 아니라 사진과 서예, 공예, 디자인까지 모든 시각예술을 말합니다. 가장 큰 미술인단체인 울산미술협회(미술·공예·서예·문인화)는 회원이 661명이고, 또 다른 미술단체인 민족미술인협회 회원은 47명입니다. 예총사진협회 회원은 237명,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 울산지회 회원은 240여명입니다.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 활동하는 작가들까지 합치면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울산지역예술인은 1300~1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공개된 미술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갤러리는 중구 문화의거리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 2월 울산연구원이 내놓은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이 일대의 갤러리는 11곳입니다. 최근 남·북·동구와 울주군 지역으로 확산 추세인데, 모두 합쳐 20여곳 정도로 추정됩니다. 크고 작은 아트페어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외지 갤러리들이 대거 참가한 울산국제아트페어(UiAF)도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개최됐습니다. 올해는 7개국, 84개 갤러리가 참여해 3000여점을 전시했습니다. 지난해는 3만2000여명이 관람했고 129억원이 거래됐습니다. 올해는 관람객이 4만7000여명에 이르렀고, 판매액은 180%로 증가한 2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울산지역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관람객의 60%가 울산사람인 울산국제아트페어에서 거래액이 230억원이나 됐다면 울산에도 컬렉터가 많다는 뜻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청년들이 미술품 투자(아트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건전하고 안전한 미술시장 형성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음성적 미술거래는 시장을 왜곡할 뿐 아니라 가짜 작품 거래에 따른 큰 손실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특히 울산에서는 울산작가들이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지역갤러리들이 다른 도시 갤러리와도 연계해서 거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성장을 도와야 합니다. 그에 앞서 현황 파악과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 등도 필요합니다.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예술현장의 자생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초자료입니다.”

▲ 정명숙 논설실장
▲ 정명숙 논설실장

-미술품 구매를 잘 하는 요령이 있다면.

“흔히들 인기작가의 작품 구매에 관심을 많이 갖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목적을 가진 컬렉터가 아닌 일반인에게 있어 미술품 투자는 다른 투자와 달라서 가격 상승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작품 감상과 투자라는 두가지 목적을 동시에 실현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대단한 컬렉터로 자리잡은 울산 출신의 신홍규씨는 유행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정말로 마음에 와닿는 작품을 사라고 조언했습니다. 그 다음 큰 투자를 한다면 그 작가가 미술역사에 어떤 기여를 하고 다른 작가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투자가치가 있는 미술품을 고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공부해서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스스로 역량이 없다면 신뢰할 수 있는 갤러리 또는 아트페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아트펀드에 의해 한 작품을 여러명이 구입하는 공동구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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