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조선업 부흥, 지금이 ‘골든타임’]영세 철의장업체 설비투자, 대기업과의 상생 해법될것
상태바
[지역조선업 부흥, 지금이 ‘골든타임’]영세 철의장업체 설비투자, 대기업과의 상생 해법될것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2.12.0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울산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됐고, 일감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하지만 숙련공들은 이미 자리를 떠났고, 업체마다 인력이 부족하다며 아우성이다. K-조선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됐듯, 조선업계가 또 다시 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다.

대장간 수준의 2D도면에 의존한 수작업체계를 자동화 및 디지털로 전환해 숙련공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지난 30여년간 기술투자가 전무했던 조선 철의장 제조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4일 울산시에 따르면 철의장 제조산업의 영세성, 다품종 소량생산 산업 특성에서 탈피하기 위해 디지털 공정기술 솔루션을 활용, 철의장 제조산업의 고도화 및 실증사업을 실시하는 ‘조선해양 철의장 제조산업 디지털 전환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비 177억원, 시비 123억원 등 5년간 총 3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울산시는 내년도 국비 예산으로 30억원을 요청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젊은 사람들이 일하기 위해 찾아오는 직장 △저 기량자도 일할 수 있는 공장 △쾌적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공장 △소수의 인력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철의장업계 생산공정이 자동화되면 저숙련자도 작업에 임할 수 있고, 적은 인력으로도 많은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생산 효율성 향상뿐만 아니라 업무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 조선업계로서는 인력부족 타개책으로 설비 자동화 작업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A 조선업체 관계자는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디지털 전환을 망설였지만, 더이상 아날로그방식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금이라도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더 큰 손실을 막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설비 자동화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울산시는 1곳당 70억~100억원 상당의 설비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시가 내년도 국비를 확보하게 된다면 지역 철의장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에 물꼬를 터주는 단비가 되겠지만, 이번 국비 확보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초기 플랫폼 구축비용에 불과한 수준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이 모색돼야 한다. 예컨대 대기업·지자체 등이 나서 펀딩을 조성하고, 그 자금으로 철의장 업체가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후 납품가에서 투자비용을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협력사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납품물량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전방산업의 수요에 따라 비규격화된 제품을 맞춤형으로 생산하는 철의장 제조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수천, 수만가지의 제품을 디지털화 하기에 앞서 제품 표준화작업부터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업체 내에서도 부서별로, 작업자마다 도면(표준)이 달라 현장에서는 혼란을 빚기도 한다. 지역 조선업계가 기나긴 불황의 파고를 넘어오는 동안 인력교체가 잦았던 영향이다. 제각각으로 흩어진 규격과 자재, 작업방법 등을 일률화 하는 작업을 거쳐 자동화·디지털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기탁 대한민국명장회 울산지회장은 “대·중소기업 관계자와 관련 분야에서 기술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등이 소통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동반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이번의 위기 상황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