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축구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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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축구의 매력
  • 경상일보
  • 승인 2022.12.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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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길상 울산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요즘 지구촌은 세계인의 축제, 카타르 월드컵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도 태극전사들의 불타는 투지와 끈기로 16강에 진출하면서 국민들을 열광시키며,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한층 고취시키고 있다. 필자도 젊은 시절에는 공부한답시고 축구를 즐기지 못했지만, 지금 환갑의 나이에 축구에 중독되어 주말이면 대부분 운동장에서 축구를 즐긴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가 소속돼 연회비를 내고 있는 축구동호회를 세어보니 다섯 군데나 된다. 필자가 축구를 잘 해서가 아니고, 운동장에 가면 오르지 축구가 좋아서 나오는 선후배 및 친구들과의 유대감·소속감을 공유하며, 이겼다고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소리 지르고 땀을 뻘뻘 흘리며 최선을 다해 뛰는 이 축구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주말이 기다려지고, 주말이 되면 나도 모르게 축구장으로 향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축구의 매력이 무엇인지 축구관련 문헌과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본다. 첫째, 축구는 경제적인 스포츠다. 축구는 공 하나로 22명이 특별한 장비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며 누구나가 쉽게 공을 찰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다. 축구는 비싼 장비도 필요 없으며, 특정한 장소에도 구애 받지 않는 스포츠이다. 둘째, 축구는 선수 인원 제한을 받지 않는다. 공식적인 축구 선수 인원은 11명이지만 조기 축구와 동네 축구에서는 인원에 그다지 제한을 두지 않고 공을 찰 수 있다. 셋째, 축구는 나이와 신체적 조건이 중요하지 않다. 뛸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함께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넷째, 축구공은 둥글다. 축구공이 둥글듯이 절대 강자가 있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축구이다. 매 대회마다 우승팀을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경기들이 수 없이 반복된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최소 4~5팀을 우승 후보로 예상하는 것을 보면 그 누구도 우승팀을 정확히 맞추기 어려운 스포츠가 바로 축구이다. 축구는 아무리 강한 팀이라 할지라도 방심하거나 그날따라 골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비기거나 지는 경우가 흔하다. 카타르 월드컵한국과 포르투갈 전에서도 1대1 상황에서 후반 46분 경기가 끝날 무렵, 손흥민이 70m를 드리블해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질주하며 역습 찬스를 만들어냈고,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결국 역전 골을 터뜨렸다. 이것이 축구의 매력이다. 다섯번째, 축구는 국가의 자긍심을 대표한다. 스포츠 종목 중 축구만큼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스포츠는 없을 것이다. 축구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축구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임에 틀림없다.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 축구에 열광하고 거리 응원을 하는 이유는 축구를 통해 자국의 우월감을 승리로 증명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축구는 숄더 차지(shoulder charge·어깨싸움) 등 어느 정도의 물리적인 공격을 인정하는 다분히 남성적이고 공격적인 경기로, 집단 내 혹은 집단간 생존 전쟁에 대한 원시적인 충동을 자극한다. 그래서 축구경기를 통해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공격성·폭력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축구경기는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요구하는 경기이다. 그래서 동네축구도 포메이션이 있고, 초등학생들도 모여서 포메이션에 관해서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한다. 요약하면, 공격적이고 집단적이고, 전략적이기까지 한 축구는 11명씩 편을 갈라서 상대를 몰아부치는 공격력과 날카로운 슛, 허점을 파고드는 기습 돌파, 그리고 거친 태클과 몸싸움 등은 경기를 하는 선수뿐만 아니라 이를 관람하는 관중들까지 흥분시켜서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태극전사들은 16강에서 비록 브라질한테 졌지만 너무 잘 싸워줬다. 그 덕분에 행복했고 감사드린다. 필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축구동호회 활동을 할 것이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축구동호회 참가자의 열정적인 활동은 육체적·정신적 건강 및 긍정적인 유대관계, 자신감, 심리적 행복감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삶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더 나아가서 건전한 스포츠 문화 형성과 올바른 여가문화 형성에 기여한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동호회를 적극 활용해 볼 것을 권장한다.

장길상 울산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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