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삼한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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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삼한사온
  • 경상일보
  • 승인 2022.12.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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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11월 말까지만해도 계절을 잊은 봄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는데, 다시 일주일 만에 매서울 한겨울로 돌아섰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경기와 강원 일부지역으로는 한파의 강도가 더 높은 한파경보가 발령됐다. 현행 한파 특보제로 개정된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한파특보는 특정한 한파를 규정한다기보다, 어떤 시기에 어떤 기준으로 오느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발표된다. 크게 3가지 경우다. 얼마나 갑자기 추워졌느냐, 혹은 큰 추위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느냐, 마지막으로 기준값에 미치지는 않았지만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저온피해가 나타날 때와 같이 예보관의 주관적인 판단으로도 내려진다.

이번 한파경보는 첫번째의 경우에 해당된다. 대개 겨울 초입에 내려지는 특보로,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 이상 떨어져 3℃ 이하이고 평년수준보다 3℃ 밑돌 때 내려진다.

기후변화가 일상이 된 요즘이라 하지만, 요즘날씨가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지난주만 해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는데, 하루아침에 영하권 추위가 찾아왔다. 이유가 무엇일까? 겨울철 추위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북쪽의 찬공기이다. 이 북극 주변에는 찬공기 주위를 소용돌이치는 강한 바람이 부는데, 이 소용돌이는 수 십일에서 혹은 수 십년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한다. 이 소용돌이의 강도에 따라 찬공기가 북극에 갇혀 있을 수도, 중위도권까지 새어 나올 수도 있다. 지난 11월까지는 북극의 찬공기 주변의 제트기류가 강한 속도로 회전하며 찬공기를 북극에 가둬 때아닌 봄을 소환했다면, 지금은 이 소용돌이가 약해져 북극의 찬공기가 남하하게 된 것이다.

이번 한파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까? 12월까지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하지만 한파일수가 지속적이지는 못해 기록적이지는 않겠다. 전형적인 삼한사온의 패턴으로 춥고 따뜻해지는 날씨를 반복하다가 1월과 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으로 2023년 봄을 좀더 일찍 맞이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 다만 상식과 통계를 뛰어넘는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므로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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