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을, 청년이 행복한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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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울산을, 청년이 행복한 도시로
  • 경상일보
  • 승인 2022.12.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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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울산시 인구출산담당사무관

울산의 인구 유출이 심각하다. 인구 유출이 없는 지방 도시가 어디 있겠냐마는, 울산은 특히 심각하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만2400명이 울산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전출해 나갔다. 더 뼈아픈 일은 이 전출자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구집단이 청년들이란 사실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0년에만 20대는 5471명, 30대는 1758명이 울산을 떠나 주민등록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위에서 말한 울산을 빠져나간 인구의 수는 모두 순유출 인구다. 전출자에서 전입자를 뺀 수다. 가뜩이나 출산율도 낮은데 이렇게 순유출도 많으니 울산시의 인구는 2016년 약 117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112만여명으로 5년 만에 거의 5만명이나 줄었다.

인구는 울산의 경제를 지탱하는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울산 인구가 순유출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은 그 자체로도 문제임이 틀림없다.

울산의 청년들이 왜 울산을 떠나고 있을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울산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전반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일자리 수가 줄었고, 그 결과로 울산 청년들이 다른 곳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그래서 울산의 제조업 경기가 다시 좋아지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수가 늘어나면, 울산 청년들이 울산을 떠나지 않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울산으로 오히려 유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울산시에서 진행 중인 ‘울산광역시 미래 인구맵 설계 용역’ 중 인구진단 과정에서 청년인구 통계 수치들 뒤에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청년인구 유출의 중심에 여성이 놓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2019년, 2020년, 2021년, 울산의 20~34세 청년은 각각 5234명, 6365명, 5816명이 울산에서 순유출했다. 그중 여성은 2019년 52%, 2020년 52%, 2021년 47%다. 전출지를 서울로 놓고 보면 울산 여성의 유출이 얼마나 심각한지 더 잘 알 수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평균 2284명이 서울로 순유출 하였는데, 그중 여성의 비중은 57%다. 20~34세 청년인구 중 몇 %가 순유출 했는지를 나타내는 순이동률로 보아도 상황은 똑같다. 즉 울산은 지금 울산의 딸들이 아들들보다 더 울산을 떠나게 하고 있다는 뜻이다. 울산의 제조업 경기가 좋아져서 다시 예전처럼 다른 지역에서 많은 남성들이 울산으로 이주해 왔다고 한번 상상해 보자. 그런데 와서 보니 짝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사람은 일자리만 갖고 사는 것이 아니고,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아무리 일자리가 있어도 다른 조건들을 충족하기 어려우면 울산은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청년 남성들에게도 울산은 매력 없는 곳이 틀림없다.

가수 김상희님의 ‘울산 큰애기’라는 노래가 있다. 이제 우리 울산은 이 노래를 개사해서 다시 불러야 할 것 같다. 서울 간 우리 울산 큰애기가 울산에서도 행복한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만들자고 말이다. 그래야 서울 간 울산 큰애기도 울산에 돌아오고 전국의 삼돌이도 울산에 올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이 살고 싶은 울산을 만들기 위해, 이제부터 울산의 인구정책은 저출산정책뿐만 아니라 여성 일자리 및 관련 산업 정책과 연동되는 큰 그림을 그리는 거시적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울산이 우리나라 제1의 공업도시라는 위상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 특히,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년도에 인구 유출과 청년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인구청년담당관 직제를 신설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며, 또한 우리 울산이 전국 광역시로서는 최초로 문화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산업도시의 한계를 문화도시로 극복하기 위한 꿀잼 문화도시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일련의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우리 울산이 큰애기와 삼돌이가 함께 어울려 살기 좋은 도시로 행복한 미래를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현정 울산시 인구출산담당사무관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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