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태화강 위로 또 하나의 다리가 놓여진다. 기획재정부는 27일 열린 2022년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울산 제2명촌교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두겸 울산시장은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직접 브리핑에 나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울산의 힘찬 도약을 응원하시는 많은 분들이 힘과 지혜를 모았기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제2명촌교 건립은 27년 전인 1995년 도시계획시설 도로로 계획돼 있었을 만큼 울산시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근래 들어 정치권과 울산시가 힘을 모은 끝에 이뤄낸 큰 성과임이 분명하다.
제2명촌교는 중구 반구동 내황삼거리와 남구 삼산동 오산삼거리를 잇는 교량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폭 24.3~33.4m의 4~6차선으로 총연장 980m 규모로 계획돼 있다. 사업비는 국비 855억원과 시비 870억원 등 1725억원으로 예상된다. 2026년 착공해 2029년 준공할 계획이다. 내년 1월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한 뒤 2024~2025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한다. 앞으로 7년여 동안의 장기사업이다. 매년 차질 없는 예산 확보가 새로운 숙제로 남았다.
현재 국가공단 물동량의 상당부분을 소화하는 산업로를 연결하고 있는 명촌교는 이미 포화상태다. 울산시는 제2명촌교 개통 시 인접한 명촌교의 차량이 하루 9만1649대에서 7만2711대로 20.7%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학성교의 통행 차량도 하루 4만7886대에서 3만3683대로 29.7%, 번영교 7만1911대에서 6만2809대로 12.6%, 태화교 5만9302대에서 5만4654대로 7.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명촌교가 건립되면 산업물동량 수송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에도 몇번씩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울산시민들의 차량 통행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다리의 미관이다. 지난해 말 울산시는 제2명촌교를 명품예술다리로 건설하겠다며 우선 교량명을 시민공모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적인 명품다리를 가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건설비 가운데 국비 지원은 보상비를 제외한 50%에 그친다. 결국 보상비 전액과 건설비의 50%를 울산시가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예술적인 다리로 조성하려면 설계예산과 공사비는 물론이고 공사기간까지 추가된다. 울산시가 감당하기가 어렵다. 명품은 못되더라도 미관을 최대한 고려하는 현실적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