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로에 놓인 울산 산업계 ]고부가 선박·정유·전기차로 ‘글로벌 친환경’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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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기로에 놓인 울산 산업계 ]고부가 선박·정유·전기차로 ‘글로벌 친환경’ 경쟁력 강화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1.02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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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1월, 울산은 한국 최초의 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중화학공업 ‘심장’으로 발돋움했다. ‘한국의 굴뚝’으로 통하는 울산산업단지가 출범 60년을 넘어섰고,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하면서 울산산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를 완성했지만, 조선·화학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들의 성장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국 5위(2020년 기준)에 랭크되는 오명을 안았다. 탄소중립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울산 기업들도 앞다퉈 생존전략 마련에 사활을 걸 태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지속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주요국들의 금융긴축 여파도 지역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그야말로 위기이자 기회인 기로에서 전면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기술 개발이 시대적 과제가 된 셈이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맞아 지역 산업계의 기회와 도전을 엿본다.



◇고부가가치 선박…‘세계 제1 조선강국’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와 강화된 해상환경규제, 선주사들의 노후 선박 교체 수요 증가 등으로 울산 경제·산업의 근간이자 국가기간 산업인 조선업이 2023년에도 순항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조선업계는 지난해 수주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등 괄목할 수주실적을 올렸다.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운반선 수주를 독식한 결과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197척, 239억5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 달러의 137.3%를 달성했다.

목표 달성의 일등공신은 LNG운반선이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LNG운반선 발주는 170척이었고, 이 가운데 44척을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했다. 한국 조선해양 수주 점유율이 25%에 달한다.

업계는 새해에도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3년 치 수주 잔고를 채운 한국 조선업계는 높은 선가에 수주했던 선박을 기반으로 흑자 전환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국제 해운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업계에서는 LNG, 수소, 암모니아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원과 함께 연료전지와 같은 고효율 연비혁신 시스템을 적용한 차세대 선박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은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에 대한 기자재 실증테스트를 거친 뒤 연내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선박에 탑재된 전기추진솔루션은 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전기추진선의 핵심 설비로 기존 선박용 디젤 엔진 대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약 40% 저감할 수 있다.



◇설비 투자 확대로 친환경 시장 선점

지역 정유·석유화학업계도 설비투자를 확대해 친환경 고부가 제품 시장 선점에 나섰다.

9조원 규모의 S-OIL ‘샤힌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한국에 대한 최대 규모 투자로 아람코가 개발한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적용,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며, 2026년 완공 예정이다.

SK울산CLX도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투자를 추진하는 형태로 힘을 보탤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울산CLX를 방문해 “에너지가 석유 중심에서 전기로 바뀔 것”이라며 “울산CLX는 전기·수소·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탈탄소 기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역량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가스는 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겸용 사용하는 발전소를 건립 중이다. 울산지피에스(울산GPS)가 시행하는 1227㎿ 규모 LNG·LPG 복합화력발전소 건립에는 약 1조4000억원이 투입됐다. 올해 1분기 주기기 설치를 거쳐 2024년 8월 상업가동할 예정이다.

효성은 울산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 생산설비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2008년부터 수소충전소 보급사업에 진출한 효성중공업은 독일의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연간 1만3000t 액화수소 공장을 올해 건립한다. 이후 5년간 효성중공업은 총 1조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3만9000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은 울산에 약 1조원 규모의 2차전지 소재 생산공장을 신·증설한다. 이번 투자로 미래 핵심 산업으로 부상 중인 첨단 2차전지 소재산업 생산 거점으로 성장하는 기초를 다지는 동시에,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기존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첨단화를 도모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글로벌 ‘친환경 산업’ 선도

지난해 공개된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 울산공장 신설’ 프로젝트는 울산 산업패러다임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궁극적으로 미래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친환경으로의 산업재편은 기업 뿐 아니라 울산수출의 동맥인 항만에서도 속도감있게 변화되는 모습이다. 울산항만당국은 수소 항만 외에도 트랜스퍼크레인(Transfer Crane)에 배출가스저감장치(DPF)를 부착해 친환경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산업지원항만인 울산항이 에코항만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앞다퉈 미래 신산업으로 친환경분야로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진혁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총괄본부장은 “지역 경기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지역 산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울산 산업계가 미래 먹거리사업에 대한 준비에 적극적인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는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울산상의 역시 지역 기업들의 원활한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 52시간제, 외국인 인력 수급 문제 등 규제완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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