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의 가격이 결국 3000원을 넘어섰다. 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2월 울산지역의 외식품목 8개 평균 가격이 1년 전 대비 2%에서 최대 14%까지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비가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김밥(3100원)으로 전년 대비 14.81%(400원) 인상됐다.
김밥 한 줄 가격은 외식비 상승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김밥 한 줄에 라면을 곁들여 먹는데, 그 가격이 가게에 따라 1만원에 육박한다. 더 이상 김밥은 서민 음식이 아닌 것이다. 취약계층에게 외식비 상승은 치명적일 수 있다. 울산시와 정부 당국은 치솟는 외식비와 서비스 가격을 잡아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울산지역 칼국수와 삼계탕은 전년 대비 각각 12.16%(900원), 10.61%(1400원) 올랐으며, 대표적 외식메뉴인 삼겹살(200g)도 전년 대비 9.19%(1375원) 올랐다. 이외에도 비빔밥은 8.54%(700원), 자장면은 8.47%(500원), 냉면은 7.23%(600원), 김치찌개 백반은 2.78%(200원) 각각 인상됐다. 울산은 서울에 비해서도 물가가 높은 편이다. 서울의 경우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같은 해 1월보다 13.8% 상승했다. 울산은 최대 14%까지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다.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1%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7.5%를 기록한 이후 24년 만의 최고 수치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새해 첫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올해 전체로 보면 물가는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상방 압력 지속으로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벌써 설명절을 앞두고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물가는 한번 오르면 내리지 않는 특성이 있다. 김밥 한 줄 가격이 내린 경우는 유사 이래로 한 번도 없었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고작 1.7%다. 이같은 경제 한파 속에서 일자리는 더욱 없어지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8만4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시는 미리부터 설명절 성수품 공급을 최대 규모로 늘리고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을 다시 촘촘하게 짜야할 것이다. 물가안정의 가장 시급한 대책은 역시 시민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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