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026년 유치를 목표로 했던 국제정원박람회를 2년 늦춰 2028년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완료한 울산국제정원박람회 기본 구상 연구 용역에서 ‘사전 준비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여 개최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겠다’고 제시했다고 한다. 국제정원박람회를 관장하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에 신청서를 3~10년 전에 제출해야 하므로 일정이 빠듯하다는 것이 이유다. 게다가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예정돼 있고, 이어 2026년에는 정원박람회와 비슷한 국제원예엑스포가 태국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박람회 장소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울산으로선 일단 시기를 늦춰 잡은 것은 잘한 일이다.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박람회장 마련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53만1000㎡로 순천만국가정원(112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 두번째 박람회를 유치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는 27개국이 참여한다. 국내 경연으로 75개 작품도 모집 중에 있어 150개 이상의 정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2013년에는 23개국이 참여해 70여개 정원을 조성했다. 태화강국가정원은 근본적으로 부지도 비좁은데다 하천부지이므로 정원조성에 필요한 시설물 설치도, 영구보존도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울산시는 대책으로 태화강변에 자리한 삼산·여천매립장 일원을 박람회 장소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충분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또 하나는 박람회 개최 일정이다. 순천정원박람회의 개최 기간은 2023년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7개월간이다. 태화강국가정원은 개최 장소가 도심 한가운데인데다 울산시민들의 여가활동 중심지이므로 7개월에 걸친 긴 기간동안 주차나 관광객 이동에 따른 생활불편을 감수하기가 쉽지 않다.
여건이 녹록치 않음에도 국가정원 홍보와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크나큰 장점이 있으므로 박람회 유치를 시도해볼만 하다. 2013년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는 6개월 동안 44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그 이후 지금까지 순천시는 세계 곳곳에 ‘K가든’을 수출하는 등 정원산업을 다양하게 확대재생산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문제는 차별화다. 단순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좇아가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도심 속 자연형 하천’이라는 태화강국가정원의 가장 큰 특징을 살려내는 독창적인 박람회 모형 개발이 중요하다. 5년여가 남았지만 신청기간을 고려하면 준비기간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먼저 가능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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