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폐선부지에 숲 조성, 도시 품격 올리는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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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폐선부지에 숲 조성, 도시 품격 올리는 계기 삼아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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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나무를 심는 것은 도시의 품격과 정주여건을 향상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1그루당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나무는 환경정화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도시를 아름답고 살기좋게 만들어 정주만족도를 높이고 관광수요를 증진하는 역할도 한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활용한 울산 북구의 ‘도시숲 조성’ 사업에 기대가 큰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북구는 오는 3월 트램예정부지를 제외한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정지공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숲조성에 들어간다. 1구간(울산시계~중산동 1.6㎞, 3.7㏊)과 2구간(신천동~호계역 3.6㎞, 6.5㏊)은 올 연말 완공이 목표다. 3구간(송정택지지구 1.3㎞, 3.2㏊)은 2024년 착공한다.

이번 도시숲 조성사업은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이라는 사업명이 붙어 있다. 산림청의 미세먼지 차단 숲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가로 불어닥치는 미세먼지 차단에만 목적을 두고 단순하게 나무를 빼곡하게 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미세먼지 차단은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효과일 뿐, 북구를 살기좋은 도시로 만드는 다시없을 소중한 기회로 삼고 수종 선정과 조경 방법 등에 있어 각별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는 북구의 상당 지역을 이어주는 길이다. 현재 북구는 도시의 평면 형태가 산발적이고 길게 형성돼 있어 중심성이 약하고 연결성이 떨어진다. 폐선부지를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하이라인파크처럼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형 도시숲으로 만들면 북구의 이같은 단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4㎞의 센트럴파크는 연간 2만5000명이 찾고, 2.33㎞의 하이라인파크는 연간 800만명이 찾는다. 관광객도 많지만 뉴욕시민들이 조깅과 일광욕을 즐기는 일상이 함께하는 공원이다.

우선은 산림청의 지원으로 미세먼지차단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므로 다른 부대시설은 차치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아름다운 수종을 선정하고 공간감 있게 배치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기존의 가로수처럼 효용성만 따져서 은행나무나 벚꽃나무 등만 심어서는 공원의 효과를 얻기 어렵다. 북구는 지난해 12월 울산생명의숲과 도시숲의 조성과 관리, 기술개발·연구, 주민·기업·단체 참여 활성화를 위한 협약도 맺었다. 센트럴파크나 하이라인파크가 그랬듯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가 사회단체·주민·기업이 함께 조성하고 함께 관리하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거듭나 북구의 품격이 높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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