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의 컬러톡!톡!(13)]차가운 겨울, 빛과 색의 따뜻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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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의 컬러톡!톡!(13)]차가운 겨울, 빛과 색의 따뜻한 위로
  • 경상일보
  • 승인 2023.0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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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박사

겨울밤에 만나는 아름다운 ‘빛 축제’는 추운 날씨에 마음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매년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에는 울산시 남구가 빛의 향연인 루미나리에(Luminarie)를 설치, 겨울의 한기를 황홀한 빛으로 바꾸어 새로운 감성을 제공한다.

루미나리에는 15세기 이탈리아 나폴리 왕가에서 시작된 빛의 예술이다. 어둠을 두려워했던 당시 사람들은 빛을 존귀한 대상으로 여겼다. 16세기 후반에는 종교축제에서 성인을 기리는 빛 조형물을 만들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 새로운 광원인 LED와 정교한 ICT기술 개발로 다양한 빛 연출이 가능해지면서 겨울밤을 더욱 환상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루미나리에와 같은 야간경관조명은 주간에 도시 공간을 비추던 태양광을 대신하여 도시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하며, 아름다운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준다.

루미나리에는 빛의 축제이며 색의 축제이다. 이것은 빛과 색채의 필연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색채는 빛을 통해 조형적 요소로 변화하여 도시경관으로 지각될 수 있다. 빛의 자극에 반응하는 인간의 눈은 밝은 곳, 어두운 곳 그리고 낮과 밤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며 물체를 식별하는 능력도 밝기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된다.

야간조명은 주간의 밝음에 적응하는 시각상태의 명소시(明所視)와 야간의 어둠에 적응하는 시각상태인 암소시(暗所視)의 중간 정도의 밝기에서 색을 구분하는 추상체와 명암만을 구분하는 간상체의 시세포가 동시에 작용하는 박명시(薄明視)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박명시 색각(色覺)은 명소시 보다 시력이 저하되며 색, 사물의 형태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다. 또한 간상체의 로돕신이라는 색소가 빛을 흡수하여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인해 빨간색은 어두워 보이고 청록색은 밝게 지각되며, 사물들이 전체적으로 푸르스름한 색채를 띠게 된다. 그러므로 루미나리에와 같은 야간조명 설계 시 우리 눈의 감각적 특성을 고려한 ‘빛 설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특성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빛 공해’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고려되어야만 한다.

빛의 연출을 통한 야간경관 형성은 도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가장 특성있게 표현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방식이며 도시의 매력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매년 수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고 있다. 울산의 젊음의 거리를 대표하는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의 ‘겨울빛축제’는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매력 있고 재미있는 도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박사



■‘신선영의 컬러톡!톡!’은 지난 2020년 1년간 12회 연재했습니다. 색채는 우리의 삶과 도시환경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색채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선영 교수의 칼럼을 올해 다시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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