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도약하는 울산, 문학의 부흥과 문화융성의 원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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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도약하는 울산, 문학의 부흥과 문화융성의 원년이 되기를
  • 경상일보
  • 승인 2023.0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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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해 시인·울산문인협회장

고전문학 ‘토끼전’은 용왕이 명의(名醫) 화타(華陀)나 편작(扁鵲)이 와도 못 고치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충신 별주부(鼈主簿)를 지상에 보내 토끼를 용궁으로 유인하지만 꾀 많은 토끼가 기지를 발휘하여 목숨을 건진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세월을 거치면서 여러 사람에 의해 첨삭된 적층문학(積層文學)의 하나로 ‘구토지설(龜兎之說)’을 근원설화로 하고 있는데 판소리 ‘수궁가’로 이어지면서 고전소설로 발전하였고 개화기에는 이해조(李海朝, 1869~1927)가 신소설 ‘토의 간’으로 각색한 바 있다.

‘영리한 토끼는 굴을 3개 판다’는 말처럼 늘 위험에 대비하는 토끼는 생후 3~4개월이면 임신이 가능하고 한 마리가 1년에 30~40마리를 출산한다고 하니 그 번식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는 계묘년(癸卯年), 1963년생 토끼띠가 환갑이 되는 해이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할 때 인생 후반기의 첫해가 된다. 이들은 1차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해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1955년부터 매년 80만~90만명이 넘는 신생아가 태어나고 1960년에 100만명을 기록한 후 이듬해부터 1963년까지 95만명을 상회했다. 2차 베이비붐 시기인 1970년과 1971년에도 출생인구가 100만명을 넘었다.

높은 출산율로 세계 상위권의 인구밀도를 기록하던 우리나라는 2002년에 접어들어 50만명을 밑돌더니 불과 20년만인 2022년에는 다시 그 반 토막으로 줄었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나온다.

마침 2023년은 울산이 공업센터 지정 61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해 힘차게 출범한 민선 8기 지방정부가 2차 연도에 접어든 만큼, 울산은 산업도약 기반 도시에서 이제 문예부흥의 정신문화 중심 도시를 향한 시작점에 서 있는 것이다.

필자는, 문화의 수요자인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학과 문화예술의 생산·유통과 향유가 원활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 의지를 밝힌 김두겸 시장의 결단에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그 어느 때보다 고무되어 있다. ‘청년, 인재 등의 역외 유출을 막고, 살고 싶은 꿀잼 도시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신년 청사진 제시가 깊은 신뢰감을 준다.

세계적 불안 여건으로 한 치 앞마저 불확실한 가운데 울산시의 자신감 있는 행보가 시민들에게 질 높은 삶을 약속하는 이정표가 되어 긍정의 메시지로 와 닿는다.

대한민국 산업 심장부의 역할을 해온 울산이 이제 문화예술의 장려를 통한 정신문화 부흥의 첫발을 내디딤으로써 산업수도 이후 제2의 도약을 향해 장도에 오르는 날을 기대하게 한다.

문학, 예술이라는 공감 산업은 성과가 눈에 보이는 제조업이나 공업처럼 당장 황금알을 낳지는 못하지만 두 개의 자궁으로 무궁히 번식하는 토끼처럼 시민들의 가슴을 듬뿍 뭉클하게 하고 무한 가치를 창출하는 공룡알이 될 것이다.

울산의 경제가 다시 약진하고 문예가 융성하는 계묘년은 시민들의 가슴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설레는 감동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인구절벽 시대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민선 8기 울산시가, 똑똑하고 위기관리 능력이 출중한 토끼처럼 합리적이고 담대한 정책 입안을 통해 ‘사람 향기 가득한 세상’을 만듦으로써 누구나 정주(定住)하고 싶은 ‘꿀잼 도시’로 변신할 날을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워진다.

권영해 시인·울산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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