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영업자 수가 563만2000명으로 집계돼 전체 취업자(2808만9000명)의 20.1%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후 최저다. 최고치인 1963년의 37.2%와 비교하면 17.1%p 낮은 것이다. 울산만 따로 분리해 분석해보면 비중은 더 낮다. 울산의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7만8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 56만6000명의 13.78%에 불과하다.
자영업자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산업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자영업자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제일 높다면서 정리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갑작스러운 줄폐업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골목상권이 휘청거리면 지역경제가 흔들린다. 산업구조 변화는 자연스럽게 진행돼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들을 어떻게 하면 구해낼 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21만2000명으로 최고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하향곡선을 그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74만9000명) 처음으로 600만명 선을 하회했다. 이후 증감을 거듭하다 2017~2021년 4년 연속 줄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3분기말 현재 자영업자대출은 1000조를 돌파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자영업자의 부실위험 규모가 40조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소비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1.2% 증가했던 소매판매는 9월 -2.0%, 10월 -0.2%, 11월 -1.8%로 다시 위축됐다. 고물가 기조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5.1% 오르며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소비위축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경련이 지난해 말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8.6%가 전년도 보다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또 자영업자의 약 40%는 향후 3년 이내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영업자들은 사면초가에 둘러싸인 형국이 돼 있다.
자영업자가 한꺼번에 무너질 경우 그 비극은 감당하기 어렵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채무재조정, 영업구조의 디지털 전환, 만기 일시상환 대출의 분할상환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폐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확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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