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도시 울산, 진정한 그린을 향해]수소메카 울산,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우뚝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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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도시 울산, 진정한 그린을 향해]수소메카 울산,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우뚝 선다
  • 이춘봉
  • 승인 2023.05.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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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수소 시범도시를 조성하고 수소충전소를 비롯한 각종 수소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수소 선박이나 수소 중장비 등 국내법에서는 근거가 없는 수소 그린 모빌리티를 실증하는 규제자유특구도 운영하는 등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수소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시는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의 생산-운송-저장-사용 등 전주기 체계를 구축해 탄소 중립 선도 도시로 도약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현재 울산에서 생산하는 수소의 대부분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일명 ‘그레이 수소’인 만큼 진정한 친환경 청정에너지인 ‘그린 수소’를 확보하는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울산시와 지역 산업계의 수소 확보 현황과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생산 방식 따라 탄소 배출 천차만별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 ‘블루’ ‘그린’ 등으로 이름이 달라진다.

수소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레이 수소다. 그레이 수소는 석유화학이나 철강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에서 얻은 개질수소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현재 수소 생산 방식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이나 철강 공정 등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인데, 생산 과정에서 6~10㎏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청정 연료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질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인 메테인을 고온·고압에서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와 탄소로 분리해 생산하는 만큼 역시 많은 탄소 배출을 동반한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해 대기 중 탄소 배출을 줄인 것을 말한다. 그레이 수소 대비 탄소 배출을 60%가량 절감하고, 경제성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어 현실성 있는 친환경 수소 생산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린 수소는 재생 에너지에서 발생하는 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다. 다만 생산 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그레이 수소 의존도 높아

국내 생산 수소의 대부분은 그레이 수소이며 사용 역시 그레이 수소에 집중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는 게 부생수소다.

2021년 기준 국내 수소 생산량은 203만1699t으로 113만1248t이 부생수소, 90만451t이 개질수소다. 수소 생산은 울산을 중심으로 한 경상권역과 여수를 중심으로 하는 전라권역에 집중된다.

소비 역시 생산지인 경상권역과 전라권역에 집중되고 있다. 아직 수소의 사용처가 차량이나 연료전지 분야에 국한돼 있어 생산량의 91%가 석유화학 생산 공정에 재투입되기 때문이다.

이는 수소 사용에 필요한 운송 설비인 수소배관 길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축된 수소배관 길이는 경상권역이 114.76㎞, 전라권역이 103.77㎞로 국내 총 연장 248.37㎞의 46.2%와 41.7%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그레이 수소가 생산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생산단가 때문이다. 부생수소의 ㎏당 생산단가는 2000~2500원선인 반면 그린 수소는 1만원선으로 4배 가량 차이가 난다.



◇암모니아 활용 수소 생산 대두

그레이 수소는 기본적으로 다량의 탄소 배출을 동반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청정에너지와는 거리가 있다. 특히 정부가 수소 생산량을 2030년까지 17배, 2050년까지 122배 늘린다는 수소 선도 비전을 발표함에 따라 그레이 수소 공급의 한계도 명확해지고 있다.

이는 그레이 수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생수소의 추가 생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이기 때문에 석유화학 생산 라인을 극단적으로 증설하지 않는 한 현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 개질수소를 통한 조달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역시 탄소를 다량 배출한다는 점에서 방향성이 맞지 않다.

이에 암모니아를 활용한 블루 수소 생산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암모니아는 한 개의 질소와 세 개의 수소가 결합된 형태인데, 질소와 수소를 분리시키면 고순도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포집해 저장하면 탄소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울산에 본사를 둔 롯데정밀화학이 국내 최대 암모니아 저장 시설을 갖춘 만큼 울산이 블루 수소의 중심으로 떠오를 기반은 이미 확보돼 있다.



◇기술력·전력 확보 시급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생산 역시 그레이 수소에 비해 적을 뿐 여전히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에서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에 진정한 그린 수소 확보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린 수소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은 기술력과 청정에너지원 확보다.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하는 수전해 기술은 물론 수전해에 필요한 청정 전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기술력 확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울산테크노파크 수소기술센터에서는 각각 0.5㎿급의 알칼라인(Alkaline)과 고분자 전해질막(PEM, Polymer Electrolyte Membrane) 수전해 기술 실증을 진행했다. 현재 규모 확대를 위해 추가 실증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재료연구원 등과 손을 잡고 해수 수전해 시스템의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확보는 갈 길이 멀다. 제주나 강원, 전라권역은 태양광, 풍력 등의 활발한 보급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그린 수소 생산에 유리한 반면 울산은 신재생에너지 확보가 더뎌 기술력이 있음에도 그린 수소 생산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김종국 울산테크노파크 수소기술센터장은 “울산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지연되다 보니 신재생에너지가 부족하다”며 “어떤 형태든 신재생에너지를 보유해야 그린 수소 생산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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