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도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가정형편 등으로 좁은 집에서 급등한 전기료 부담에 냉방기 가동을 엄두도 못내는 취약계층이 많다. 더욱이 무더위를 집에서만 보내야하는 아동들에겐 연일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올해 여름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일곱가족 민지네와 다섯가족 주현이네
민지(가명·11)네 집은 항상 북적거린다. 민지네는 엄마, 아빠, 오빠 2명, 남동생 1명, 여동생 1명 그리고 민지까지 7명의 가족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민지네 아빠는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다자녀를 양육하다 보니 공과금, 생활비 등 고정지출로 가정엔 늘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 생활고로 인해 전기세와 공과금 체납분이 있어 전기를 아껴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틀기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주현(가명·9)이는 오빠 2명과 부모님과 함께 10평 남짓의 원룸에 살고 있다. 주현이네 아빠가 지난해 8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생활고가 높아지고 있다. 집에는 벽걸이 에어컨이 있으나 전기요금 부담으로 거의 사용하지 못한다. 그나마 있는 낡은 선풍기는 회전이 되지 않는다. 선풍기 1대로 여름을 나야하는 주현이네는 여름이 두렵기만 하다.
◇무더운 집에서 여름을 보내야 하는 지은과 세아
지은(가명·7)이는 레트증후군 언니, 8개월된 동생, 엄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지은이 엄마는 아빠와 이혼 후 홀로 아동들을 양육해왔다. 지은이 언니와 8개월된 막내를 돌보느라 근로활동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며 여름철 무더운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세아(가명·13)는 초등학교 6학년으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열이 나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어 병원 입원이 잦다.

세아 엄마는 아빠와 사별 후 홀로 세아와 세아의 오빠들을 양육해왔으나 부정맥류로 인해 좌측 뇌 종양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우측 뇌 종양, 자궁혹 등의 문제로 근로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친정에서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벅차다. 이런 상황에서 세아가 여름 방학에 들어가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 세아 엄마는 걱정이 많다. 여름철을 시원하고 건강하게 보내기엔 냉방비가 부담돼 어떻게해야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있을 수 있을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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