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계속되는 악취 해결책 없나]구·군별 예산 달라 대응 역량도 제각각
상태바
[울산, 계속되는 악취 해결책 없나]구·군별 예산 달라 대응 역량도 제각각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3.08.07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 남구 악취 단속 관리반이 남구 한 폐기물 사업장 배출구에 이동식 포집기 설치를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포집기는 29m 배출구에 2~3주간 설치돼 해당 사업장의 악취를 채집한다.

환경당국은 악취 민원이 발생하면 현장에 나가 포집된 악취 채집 시료를 가져와 울산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배출원을 찾아 행정처분을 하는게 일반적이다. 법상 악취 채집은 5m 이상 최종 배출구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한번에 수곳을 측정하거나 포집기를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 부지경계 측정도 마찬가지다. 5m 이상 최종 배출구가 없거나 악취 배출원이 불분명한 경우 공장 부지경계에서 대기 중 악취를 채집한다. 하지만 대부분 공장이 넓다보니 바람 방향에 따라 악취 정도가 달라지는데다 단지 특성상 비슷한 원료를 취급하는 사업장이 몰려있어 배출원 특정이 쉽지 않다.



◇악취 즉각 조치·개선 어려워

또 이렇게 채집한 악취가 분석 의뢰 후 결과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약 2~3주. 배출원에 대한 자료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행정처분을 진행할 수 있지만 이때는 민원이 발생한 지 이미 수주가 지난 뒤다.

공단 자체적으로 관련 설비 확충 등 요구도 지속 제기되지만 기업체들은 비용부담 등으로 인프라 개선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또 악취 관리기관이 대규모 사업장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나머지 중·소규모 사업장 등은 구·군으로 분류돼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구조다. 울산은 대규모 사업장이 밀집해 악취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현장조사까지 최소 1시간10~20여분이 소요된다. 단속·관리반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악취가 사라지거나 배출원을 알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많다.

성분 분석을 거쳐도 여전히 배출원 특정은 어렵다. 지난해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모두 576건의 악취를 분석했다. 최근들어 취급하는 화학물질, 원료 등이 다양해지면서 복합악취 발생 비율이 지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건환경연구원은 현재 관련법에 명시된 23종에 대해서만 분석하다보니 수백여가지 사례에 비해 단편적인 결과치라는 현장 목소리도 나온다. 성분 분석을 거쳐도 여전히 배출원 특정이 어려운 셈이다.



◇악취 대응 역량 키워야

지자체의 대응역량도 제각각이다. 국가산단이 있고 악취 발생 민원이 많은 울주군은 사업비 13억원을 투입해 악취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두고 있다. 이는 악취 관리·민원 다발 지역에 센서를 설치해 악취가 감지되면 상황실을 통해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는 구조다. 센서는 온산국가산단 내에만 30개가 있는 등 군내 모두 37곳에 설치돼 가동중이다. 수시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서 사업주에 압박 요인도 돼 사전 예방 효과로 이어진다. 실제로 군은 2019년 91건이던 악취 관련 민원이 지난해 52건으로 약 46%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남구는 이동·고정식 악취 포집기 13대, 관리 인력 2명이 전부다. 이마저도 지난해 말께 1명 추가되면서 가동율이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3대를 모두 활용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악취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높지만 예산 부담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모니터링 체계 구축, 인력 확충 등 구·군별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울산시는 상·하반기 악취실태조사와 더불어 악취 배출허용기준·악취방지시설관리 관리·지원 조례에서 복합악취 기준을 강화했다. 배출구 1000배를 500배로, 부지경계 20배를 15배 이하로 강화된 기준에 따라 악취 다발 지역을 통합하는 관리 체계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장생포 수국 절정…한여름의 꽃길
  • 울산 첫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상업운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