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원 침수대책’ 2년 다되도록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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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원 침수대책’ 2년 다되도록 ‘낮잠’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3.08.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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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10일 울산 태화강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태화강국가정원 산책로까지 물이 불어나 있다. 임규동기자
울산시가 태화강국가정원의 침수 빈도를 줄이기 위해 대책을 수립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이행에 미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태풍 카눈은 넘겼지만 집중호우가 닥치면 언제 침수될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조속히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1년 11월 ‘태화강국가정원 침수 저감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했다. 당시 시는 2019년 태풍 오마이스, 2020년 하이선, 2021년 미탁 등을 거치면서 침수가 끊이지 않자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에서는 침수가 시작되는 명정천 합류 지점과 실개천 일대에 홍수방벽, 차수벽, 배수문을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설치가 완료되면 홍수 주의보 수준의 비가 올 경우 침수를 막을 수 있어, 최근 몇 년 간 울산을 거쳐갔던 태풍 과정에서 벌어졌던 침수는 대부분 방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용역이 끝난 지 2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시는 실개천 일대 배수문만 설치하고 명정천 일원 홍수방벽과 차수벽은 예산 미확보 및 실효성 문제를 들어 장기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용역 결과를 검토한 결과 차수벽을 설치하더라도 기존 대비 15㎝가량의 수위 상승에만 효과가 있어 큰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차수벽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주변 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어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또 추후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면 선제적으로 수위를 조절을 할 수 있어, 월류로 인한 태화강 수위 상승을 방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수벽 높이 제고 방안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 없이 사업을 접은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연댐 수문 설치 시 선제 방류에 따른 태화강 수위 상승으로 하류 침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수문 설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잇단 침수로 피해 복구에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상황을 감안, 시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명정천에 차수벽을 설치해도 수위가 4.5m를 넘을 경우 다른 곳에서도 물이 들어차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봤다”며 “관련 기관들과 논의해 다른 대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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