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여성긴급전화 1366 찾는 ‘남성’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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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여성긴급전화 1366 찾는 ‘남성’ 는다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5.05.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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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도 여성긴급전화 1366을 이용해 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남성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폭력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통념 속에서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남성 피해가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긴급전화 1366 울산센터에 접수된 전체 상담 및 신고 건수 총 1만1197건 중 919건(8.2%)가 남성 신고 사례다. 지난 2023년 전체 신고건 1만245건 중 684건(6.67%)이 남성 사례인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34%가 늘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은 가정폭력·성폭력·스토킹 등 각종 폭력 피해자에게 24시간 상담과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이지만 제도상 남성도 상담과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간 ‘여성만을 위한 번호’라는 인식 탓에 도움 요청을 주저하거나 피해 사실 자체를 말하기 꺼리는 남성 피해자들이 많았다.

1366을 이용하는 남성이 늘어나는 추세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남성 상담 건수는 1만7333건에서 지난해 1만8362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폭력 유형에 교제 폭력과 가정폭력이 많고 스토킹 피해 등도 일부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관계에서의 권력 불균형이나 반복되는 감정적 학대가 쌓인 결과 남성 피해자 역시 점차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다.

상담 건수 증가의 이면에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가 맞고 산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려 했지만, 최근에는 친구나 가족 등 제3자가 대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 ‘남성도 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도움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지난 2022년 서울에 전국 유일 남성 전용 보호시설을 개소했다. 시설에서는 폭력 피해를 입은 남성들을 위한 일시 보호와 심리 지원, 자립 연계 등이 제공된다.

그러나 울산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남성 보호시설이 없어 시설 이용자 중 지방에서 찾아온 이용자의 수도 상당하다.

1366 울산센터 관계자는 “아직은 지방에 남성 피해자를 위한 독립적인 보호 시설이 없어 연계를 통해 수도권 보호시설로 이관하고 있다”며 “홍보가 확대되고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면서 신고 건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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