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울산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사진전이 마련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달 16일부터 25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3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김양수(사진) 사진작가의 ‘암각화와 현대예술展’은 반구천 암각화 기억의 ‘푼크툼’적 관념을 재현하고 있다.
푼크툼(Punctum)은 사진작품을 감상할 때 관객이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의 나의 시점에서 삶의 표본을 시작하면서 점점 과거의 기억속으로 반구천 풍경속의 새로운 이미지가 존재하는 푼크툼의 기억의 흔적을 재현하는 창작 사진 등 총 33점을 선보이고 있다.
반구천 유역에 살았던 선사시대 선조와 고래가 유영하는 모습 등은 작가가 연출하거나 추상적으로 작업했다.

김 작가는 “암각화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살아있는 기억”이라며 “이번 전시는 우리 조상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고, 그 속에서 잊혀진 기억들을 되살리기 위한 기획으로, 단순한 예술작품이 아니라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메시지와 삶의 흔적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구천 암각화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탐구해 반구천의 아름다음을 재조명하고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로 암각화가 갖는 기억의 힘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도 의미를 전달하는 연대성을 지닌다.
암각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기억의 기록으로 선조들은 이 돌 위에 그들의 삶의 순간을 새기며 후대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 시대와 함께 변하고, 계속해서 움직이는 기억을 중심으로 전시는 구성됐다. ‘기억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암각화 가는 길을 마을 초입부터 시간의 흔적을 재현하는 작업을 했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반구대의 풍경을 재현하고 작가의 시선에서 현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시각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작업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기억과 해석을 나눌 수 있는 참여와 소통의 공간을 제공함은 물론, 반구대 암각화의 예술적 요소를 통해 교육적 가치를 함께 전달하며 모든 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과 교육의 융합 전시를 구현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관람자의 기억 속에 반구대 암각화가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되새기는 기회”라며 “전시를 통해 암각화가 지닌 다채로운 의미를 탐험하고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시작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