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이 산다” 초저가 화장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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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산다” 초저가 화장품 인기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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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가 건강식품에 이어 화장품 판매에도 나서며 초저가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울산 한 다이소 매장 내 화장품 판매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기초·색조 화장품을 대거 선보이고 뷰티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 뷰티 제품의 선택 기준이 브랜드에서 성분으로, 가격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품만큼은 저렴하다고 모두 좋은 것도, 비싸다고 모두 안전한 것도 아니다. 빠르고 편한 소비만큼,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20일 울산 동구 한 다이소 매장. 계산대 앞 화장품 진열대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색조와 기초 제품이 어우러진 진열대는 마치 화장품 가게의 한 코너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쿠션, 립틴트, 톤업크림은 물론 ‘앰플샷’ 패키지까지 등장했다. ‘자극받은 피부, 진정 앰플샷’ ‘주름진 피부, 탱탱 앰플샷’ 등 제품 포장엔 효능을 연상케 하는 문구가 큼직하게 적혀 있다.

진열된 화장품은 대부분 3000~5000원대다. 패키지는 단출하지만, 뒷면을 살펴보면 국내 대형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 브랜드 대신 제조사를 내세운 구성은 소비자에게 또 다른 신뢰 요소로 작용한다.

매장 직원은 “특히 앰플 제품은 입고되면 빠르게 나간다”며 “화장품 사러 다이소 온다는 말이 요즘은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다이소는 지난해 뷰티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강기능식품에 이어 화장품 시장까지 생활 밀착형 초저가 전략이 안착하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 GS25, CU 등 유통 대기업들도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며 뒤따르고 있다. 유통 판도가 다이소를 기점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지역 한 피부과 전문의는 “다이소 제품이라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특정 성분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반드시 전 성분을 확인하고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소비자 혼란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해당 제품들은 대부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일반화장품이다. 보습, 세정, 색조 등 일상적 피부 관리 목적의 정식 화장품으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등 특정 효능을 표방하려면 식약처의 별도 심사를 거쳐 ‘기능성화장품’으로 등록돼야 하고, 이를 통과하지 않은 일반화장품은 효능을 직접 광고하거나 강조할 수 없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기능성을 직접적으로 표기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디자인되는 제품들이 늘고 있다”며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 유통채널이 커질수록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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