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번 주차장 출구에서 실랑이 벌이는 것도 지쳐서 이젠 무인주차장 가면 으레 정상요금을 주고 나갑니다.”
4일 임산부 A(울주군)씨는 무인주차장이 늘어나면서 주차요금 감면 혜택을 받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A씨는 “출구에서 무인정산기 호출벨만 보면 답답해진다”며 “호출벨 눌러도 관리인이 없는 경우도 많고, 뒷차 눈치도 보여서 정상요금을 내고 그냥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민간·공영 주차장 다수가 무인주차장으로 전환되며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주차요금 감면 혜택을 받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있다.
현재 울산 관내 전체 유료 공영주차장 총 113곳 중 무인정산기로 운영되는 무인주차장이 약 80%에 달한다. 인건비와 관리가 편하다는 이유로 공영뿐만 아닌 카페나 민간 주차장도 무인주차장으로 전환 추세다.
각 지자체는 공영주차장 이용시 요금 감면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장애인, 국가유공자, 다자녀 가정, 임산부 등 차량이 대상이다.
요금 감면은 주차장 출구에서 복지카드나 부착 스티커로 감면 차량을 확인한 뒤 감면되는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무인정산기는 복지카드나 스티커 인식이 되지 않아 운전자가 호출벨을 눌러 관리인이 직접 서류를 확인하거나, 이후에 운전자 요청으로 CCTV 확인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호출벨을 눌러도 관리인이 없는 경우도 많아 사실상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청각장애인의 경우 무인정산기 호출벨을 눌러도 소통이 어려워 농아인의 이동권 향상과 감면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시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21년 9월부터 약 5억원을 투입해 ‘지갑 없는 주차장’을 구축하고 있지만 사전 등록 홈페이지 개설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예정보다 1년 가량 늦은 올해 4월께나 운영 가능할 전망이다. 지갑 없는 주차장은 차량번호와 결제 카드를 사전 등록하면 감면 혜택 요금 차량 등을 자동 인식해서 하이패스처럼 별도 결제없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주차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갑 없는 주차장은 울산 관내 주차 수요가 높은 25개 주차장에서 우선 운영되며 다양한 홍보 등을 통해 시민 편의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