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 화해와 상생의 역사로 거듭나길”, 국내외 언론인 초청 4·3 팸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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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사건, 화해와 상생의 역사로 거듭나길”, 국내외 언론인 초청 4·3 팸투어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4.03.3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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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산일출봉 일대의 4·3유적지에서 팸투어 참가자들이 당시 무자비한 토벌대의 학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주다크투어 제공
제주 성산일출봉 일대의 4·3유적지에서 팸투어 참가자들이 당시 무자비한 토벌대의 학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주다크투어 제공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국내외 언론인 초청 4·3 팸투어’를 진행했다. 

팸투어의 첫 방문지는 4·3사건의 역사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제주4·3평화공원. 언론인들은 먼저 4·3평화기념관을 둘러보고,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표석을 방문했다. 위패봉안관에선 지난달 12일 제막한 ‘4·3희생자 무명신위 위패조형물’을 찾았다. 지금까지 4·3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희생자를 위무하는 공간 마련으로 4·3의 정명과 상생을 위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다랑쉬굴, 곤을동, 주정공장 옛터, 관덕정 등 제주도의 다양한 4·3유적지를 찾았다. 

특히 세계자연유산으로 가장 대표적 관광지인 ‘성산일출봉’ 일대의 4·3유적지를 찾았다. 광치기해변을 지나 터진목 방향으로 향하면 ‘성산읍 4·3희생자 추모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선 제주4·3생존희생자후유장애인협회 회장인 오인권(76)씨를 만나 그가 겪고 기억하는 4·3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 17개월 갓난아이였던 오씨는 어머니의 품에 있다가 무장경찰에 잡혀 터진목으로 끌려와 총을 맞아 어머니를 잃었으나 오씨는 세 발의 총을 맞고도 살아남았다.

4·3으로 부모를 모두 여의고 조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부재에 대한 아픔에 오랜 방황의 시기를 지냈다고 증언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가정을 꾸려 살다가 2007~2009년 제주공항에서 실시했던 유해발굴의 유해 중에 유전자 감식 결과, 2014년 오씨 부친의 유해를 확인해 모친의 묘소 옆에 부친을 함께 모실 수 있었다. 

그는 “이제 생존해 있는 4·3후유장애인이 70여명 남아있다. 실제로는 더 많지만 여러 가지 제한으로 후유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희생자도 많고, 고령화되면서 돌봄이 필요한 분들도 많아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산동초등학교 옛터는 대부분이 식당과 주거지로 변했으나 학교 건물의 일부가 남아있다. 이곳에 4·3 당시 서북청년회 특별중대가 약 3개월 정도 주둔했었다. 무장대를 토벌하겠다는 미명 아래 성산읍 주민을 매일 고문하고, 터진목에 끌고갔던 곳이다. 

성산지서는 제주4·3이 발발한 1948년 4월3일 새벽, 인민유격대의 습격을 받은 12개 경찰지서 중 하나이다. 지금도 성산파출소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예비검속’이라는 이름으로 제주도민에 대한 토벌대의 총살이 진행됐는데, 당시 성산지서 문형순 서장이 총살명령을 거부해 100여명의 성산읍 주민의 목숨을 살린 의미있는 사건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성산일출봉 매표소에서 왼쪽에 위치한 우뭇개동산에서는 일명 ‘오조리 다이너마이트 사건’을 빌미로 2연대 군인들과 서북청년회가 오조리 주민 20여명을 집단 총살당했다. 9연대가 주둔하던 때, 오조리 주민들은 물고기잡이용으로 사용하던 다이너마이트를 마을 경비용으로 사용허가를 받아 마을 초소에 보관했다. 그러나 교체된 2연대를 이러한 전말을 모르고 오인해 무자비한 총살이 진행된 것이다. 

성산일출봉 일대의 4·3유적지는 4·3당시 무자비한 토벌대의 학살했던 뼈아픈 역사 현장이다. 동시에 무고한 성산읍 주민이 총살하라는 명령을 거부해 많은 주민을 살린 인권의 가치를 살린 문형순 성산지서장이 있던 중요한 유적지가 있다. 

4·3역사 현장을 둘러본 언론인들은 한목소리로 “76주기 맞는 제주4·3사건이 유적지를 통해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화해와 상생의 역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제주=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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