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국충절의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속에 찬데
만리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청구영언>

역사 속에서는 시대의 흥망은 있기 마련이지만 차가운 바람은 나무를 흔들고, 나라의 운명 또한 흔들리고 있는 오늘의 상황이 두렵다.
오늘, 부는 이 삭풍 속에서 진정으로 나라 걱정에 혼신을 불사르는 기개를 지닌 정치인이 과연 누구인가. 역사는 심판할 것이며 국민 또한 속지 않을 것이다. 배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나라는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타고 있는 백성은 어지럽고 아찔하다. 어느 까마귀가 암까마귄지 숫까마귄지 말 없는 국민은 다 알고 있다. 1등 국민이 3류 정치인의 놀음에 놀아나는 현실을 아파하며 견디고 있다.
우리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걱정하고 겨우 견디고 있다. 오죽하면 젊은이들이 결혼도 못 하고, 결혼을 하고서도 출산할 엄두를 못 내겠는가. 당쟁과 정쟁 속에 국민은 속이 타고 피가 터진지 오래다. 자신만의 안위를 위함인지 진정 국민의 편에서 하는 말인지를 왜 못 알아듣겠는가. 민의를 대변하라고 뽑아놓은 그들의 싸움에 국민은 상처 입다가 이제 더는 못 말리는 지경에 까지 닿았다.
소신껏 발언하고 자신의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그런 정치인을 우리는 왜 모르겠는가.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필자는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북풍에 떨며 나라 걱정에 속이 더 시리다.
김종서는 세종 때 북방의 6진을 개척하고 문종 때는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 편찬을 주도하는 등 문무를 겸비한 조선의 일등공신이었다.
나라에 대한 근심, 굽힐 수 없는 절조와 기개로 우국충절에 흔들리지 않는 장군이었다. 국경을 지키는 외딴 성에서 큰 칼을 힘주어 짚고 서서 북방을 노려보며 휘파람에 고함으로 무엇 하나 두려울 것 없는 장군의 기상에 기대어 백성들은 편안했던 것이다.
왜 이 시대에는 고결한 기상과 충정의 비장함에 일장검 짚은 위인이 없단 말인가. 두만강 변방을 호령했던 호랑이 김종서 같은 기개를 지닌 위인이 진정 없단 말인가.
한분옥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