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앵예술제 울산의 예술 콘텐츠화 진력
지난달 30일 울산 중구 성안동 아트홀마당에서 열린 ‘제23회 울산전화앵예술제’에서 만난 김영미 울산전화앵 아트 컴퍼니 대표는 공연 시작을 앞두고 마지막 무대 점검과 함께 관객 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공연은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울산전화앵예술제가 무대 장소와 레퍼토리 등을 바꾸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기존 22회까지는 지역의 중견 및 젊은 무용인들이 재능기부 식으로 무용 공연과 다과 등을 울산학춤보존회 전수관에서 했었는데, 올해부터는 행사 이름도 ‘아름다운 동행 樂, 歌, 舞’라는 부제를 달고 솔리스트 악(생황연주, 대금연주), 가(판소리, 경기민요), 무(살풀이춤, 울산학춤, 입춤, 전화앵무)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한 게 특징이다. 장소도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 쪽으로 변경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울산학춤 예능자인 김성수 선생이 특별출연해 공연 시작 전 울산학춤과 전화앵예술제에 대해 설명을 하기도 했다.
행사 총연출을 맡은 김영미 대표는 객석 맨 앞자리에 앉아 후배 무용인들과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을 손 동작 하나 하나까지 세심히 보면서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중간에 대금연주 때 마이크가 꺼져 소리가 나지 않을때는 직접 나와 소리를 켜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화앵에 대한 출신 등 논란은 있지만 결국 전화앵은 신라인이자 고려인이며, 또 우리나라 사람이다. 예술사적 관점과 향토사적 관점은 다른 시각임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전화앵을 충절지사가 아닌 오로지 그 시대에 악, 가, 무에 능했던 예인으로 추모하고, 지역 예술인들의 미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울산의 예술로 콘텐츠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학춤 1호 계승자…보존·전승·발전 힘써
울주군 서생면 신리 출신인 김 대표는 어릴 적 부터 춤과 무용에 남다른 소질을 갖고 있었다. 특히 어촌마을 특성상 바다가 주 생계이다 보니 출항을 앞두고 풍어 등을 기원하는 굿판이 자주 열렸고, 김 대표는 자연스레 이러한 굿판을 접하게 되면서 숙명과도 같은 무용인의 길을 걷게 됐다.
김 대표는 “어른들께서 굿판만 열렸다하면 몇 날 몇 일이고 앉아서 집에 갈 생각을 안했다고 하셨다. 굿판은 낯설은 광경이 아니었고, 저에게는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며 “아마도 그래서 서 지금의 이 길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타 지역에서 무용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울산으로 돌아와 1997년 김성수 선생으로부터 울산학춤을 사사하면서 본격 춤계에 입문했다. 울산학춤 1호 계승자가 김 대표다. 그는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울산학춤보존회 2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정기공연과 기획공연, 학술세미나 등을 총괄했다. 또 2004년부터는 김영미무용단을 창단해 지역 문화를 소재로 한 창작콘텐츠 공연을 실연하고 있다.
김 대표는 “27년간 작품활동을 하면서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첫번째 작품인 전화앵을 주게로 한 ‘살그네여’와 태화강을 주제로 한 ‘태화두루미의 발칙한 상상’,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인 ‘소녀의 열두고개’ 등이 기억에 남는다”며 “무용을 하는데 영향을 끼친 스승으로는 춤의 길로 이끌어주신 김성수 선생님과 한국무용의 길을 가르쳐 주신 김미자 선생님, 그리고 임수정 교수님까지 세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과 함께 창작과 전승에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죽은자와 산자를 위한 소리와 춤, 그리고 음악으로 울산만의 정형화 된 원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울산예총 사무차장,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울산무용협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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