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 따르면 울산미포국가산단 부곡·용연지구에 입주한 SK가스, 울산GPS, SK지오센트릭 등의 기업이 공업용수 관로 매설 등의 문제로 준공 시점을 올해 말로 연기했다. 또 부곡·용연지구 내 입주를 준비중인 다른 기업들도 공업용수 수급 문제로 생산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고 한다.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은 낙동강 계통과 대암댐 계통의 공업용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공장 확장 등으로 공업용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낙동강 원수의 수질이 악화될 때는 불순물 제거, 이온 처리 등으로 공장 가동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낙동강 원수 외에 대안이 없다.
일부 기업들은 자체적인 공업용수 공급망 구축을 검토 중이다. 숫제 목마른 자가 먼저 우물 파는 식이다. 그러나 공장 부지 내 물 저장시설 및 관로 추가 설치에 따른 공간적 한계,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낙동강 원수를 사업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면 추가 가압장을 설치해야 하는데, 국비 확보에만 8년여가 소요돼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용연하수처리장 하수를 재처리해 석화단지 10개 기업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려던, 울산시의 ‘석화단지 물공장 사업’도 물 건너 갔다. 사업 주체인 특수목적법인(SPC)이 지난해 사업을 철회한 것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제1차 국가물관리계획(2030년 기준)을 기준으로 실시한 지자체 물수급 시뮬레이션 분석에서 울산의 산업단지는 2042년에도 생활·공업용수 부족 예측 지역이 없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2042년은커녕 지금도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생활·공업용수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다. 향후 이차전지 특화단지 등 많은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공업용수 수급대란까지 우려된다.
산업단지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공업용수 재이용, 대체 수자원 발굴 등 지속 가능한 용수확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벌써 미래 물 자원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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