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역대 최악의 산불, 끄는 만큼 번진다…사흘 넘게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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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역대 최악의 산불, 끄는 만큼 번진다…사흘 넘게 사투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03.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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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24일 긴급 투입된 국군 장병들이 대운산 일대 방화선 구축 및 잔불정리를 위해 산을 오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지난 22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48시간 넘게 이어지며 400㏊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되는 등 울산에 가장 큰 피해를 준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24일 오후 6시 기준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404㏊로 집계됐다. 진화율은 83%다.

이날 울산 지자체와 산림청, 소방, 군 등 산림재난 지휘본부는 일출 이후부터 헬기와 인력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오후부터 예고된 강풍이 불기 전에 주불을 잡고 잔불을 제거한다는 계획이었다.

오전 6시30분께부터 헬기 13대와 공무원 820명, 군인 461명을 포함한 2414명의 인원을 동원해 주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육군과 해병대는 내원암과 상대마을 방향에서, 울주군과 의용소방대는 양달마을과 온양IC에서, 시청과 4개 구청 지원 인력은 귀지마을 등에서 대운산 봉우리를 기준으로 포위망을 형성해 진화에 나섰다. 양산시와 군에서 헬기를 2대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1시부터 불어닥친 7m/s의 강풍으로 산불은 다시 확산했다. 강풍으로 산불이 번지는 속도와 15대의 헬기가 투입돼 산불을 끄는 속도가 비슷했기 때문에 불을 끄고 돌아서면 그만큼의 면적에 불이 붙는 상황이 반복됐다. 완진됐다고 생각했던 곳과 재선충 더미 등에서 재점화되는 현상도 잇따랐다.

산불은 대운산 1봉에서 2봉으로 번졌고, 양산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양산 경계까지는 불과 1.5㎞만 남은 상태다. 이에 이날 나동연 양산시장과 양산시 관계 공무원들이 산불 현장을 방문, 확산 방지를 위해 울산시 및 울주군과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 8개 마을 170명의 주민이 안전을 위해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지만 이재민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재난 지휘본부는 일몰까지 주불 진화에 주력했고, 야간에는 1000명의 인력을 동원해 민가 위주로 저지선을 구축했다. 유사시에는 대피령도 내리기로 했다.

산림재난 지휘본부는 25일 해가 뜨면 바람이 잔잔한 오전 중에 주불 진화에 전력투구하고, 오후부터 잔불을 제거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오후부터 다시 강풍이 예고돼, 진화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산불이 양산으로 번질 경우 요양병원 등 시설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산불로 인근 지역 학생들이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 대피했지만 학사 일정에 차질은 빚지 않았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온양초 학생 2명, 온양초 병설유치원생 1명, 온남초 병설유치원생 1명 등 4명이 마을회관과 친인척 집 등으로 대피했다. 온양초, 온남초 모두 학사 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이날 월요정책회의에서 “학교들과 긴밀히 연락을 유지하면서 실시간 상황 관리에 철저를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산불은 울산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산불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울산 최대 산불 피해는 지난 2020년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5200여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떨어졌고, 약 21시간 동안 519㏊의 임야와 창고 등을 불태웠다. 울산시는 진화가 지연될 경우 이번 산불의 피해 규모가 웅촌 산불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주불이 꺼지더라도 사람이 정상까지 올라가 잔불을 꺼야 한다. 밑에서 올라가는 데만 2시간이 걸려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양산 쪽에도 산불 진화를 위해 100명이 투입돼 방화선을 구축 중이다. 양산과 협조해 유기적으로 산불을 진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다예·신동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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