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의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 비율이 울산 지자체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보행자 겸용인데다 노후화 등으로 시설 보수가 필요한 곳이 많아 친환경 이동수단인 자전거 운용에 대한 동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찾은 동구의 한 자전거 겸용 도로. 최근 보수 작업을 한 듯 확연히 다른 형태의 나무데크가 심심치 않게 보이지만 기존 형태와 달라 고정되지 못하고 일부가 들려 있다. 또 설치 이후 노후화로 인한 변형도 진행돼 나무뿌리가 올라오고 도중에 길이 끊어지는 등 자전거 운용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자전거 겸용 도로인 방어진순환도로 위 인도도 마찬가지다. 도로가 끊어지는 곳마다 경사가 져 자전거가 걸려 덜컹거리는 등 불편함이 있다.
주민 김기영(57)씨는 “자전거 겸용 도로라 보행자를 피해 자전거를 타야 하는데 도로가 자주 끊어져 불편이 가중된다”며 “또 운행 시 도로 경사가 일정하지 않아 자전거가 뒤집어질 뻔 한 일도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동구에 따르면 관내 설치된 자전거 도로 중 자전거 전용도로 비율은 4.24%에 불과하다. 노선 수는 자전거 우선도로를 포함해 12개뿐이다.
울산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동구의 자전거 도로 인프라는 극히 열악한 편이다.
관내 전체 자전거 전용도로를 100%로 봤을 때 남구 12.5%, 중구 13.3%, 울주군 34.7%, 북구 38.6%에 비해 동구는 0.9%로 차이가 크다.
이에 동구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동구의 지난해 자전거 이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인 동구의 자전거 이용 시설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이 전체의 54.3%를 차지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13.0%에 그쳤다.
응답자 중 59.1%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보도에서 자전거를 운행 중이며, 이에 따라 58.2%가 ‘자전거도로 확충’을 우선 시행 희망사업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큰 하천변이 있어 자전거 도로 개설이 쉬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동구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할 만한 하천이 없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개설된 도로의 형태를 쉽게 조정할 수 없고 이를 위한 예산이 부족한 등 이유로 자전거 전용도로의 신규 개설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동구 관계자는 “끊어지고 낡은 곳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게 마킹을 하거나 표지를 설치하는 등 가능한 수준 내에서 부족한 인프라를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김은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