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찾은 삼산동 여성인력개발센터 앞 6차선 남산로. 중앙선을 기준으로 도로 곳곳이 울퉁불퉁하게 내려앉아 있다. 특히 횡단보도 주변으로 일부 지점이 움푹 꺼져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도로 곳곳이 응급 보수 차원에서 재포장돼 있었지만, 해당 지점들마저 다시 둥글게 침하한 상태였다. 여성인력개발센터 앞 횡단보도부터 중앙선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침하가 반복되면서 “서울 싱크홀처럼 땅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인근 주민들과 운전자들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울산시와 남구에 따르면 해당 도로의 침하 현상은 수 년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여름에도 도로 곳곳이 꺼졌다. 당시에는 아스팔트에 작은 구멍이 생기기도 해, 관리주체인 울산시 종합건설본부가 응급 보수에 나선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22년에도 도로 중앙선 부근이 내려앉아 아스팔트 재포장 공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보수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동일한 지점이 다시 꺼지고 있으며, 2022년에 보수한 지점도 점차 내려앉고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박인서 남구의원은 “도로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며 “지난해 태풍 당시 해당 지점에 배수가 되지 않아 물이 범람했고, 긴급히 양수기를 투입한 사례도 있었다. 도로 꺼짐 현상이 수 년째 반복되는 만큼 전반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도로 하부에 설치된 오수관로와 우수관로의 이상 여부를 우선 확인할 방침이다. 관로가 손상돼 누수가 발생할 경우, 도로 하부 지반 침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당 구간 아래에는 남구 관할 오수관로와 시 관할 우수관로가 함께 지나가고 있다. 시는 인근 맨홀을 통해 CCTV를 삽입, 관로 파손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관로 이상 외에도 지반 자체의 구조적 특성이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산동 지역은 과거 유수지를 매립해 조성된 곳으로, 지반 자체에 수분이 오래 머물러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스팔트 아래 흙이 습기를 머금은 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구간에 ‘지연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서울 강동구 싱크홀 사고로 시민들 우려가 큰데, 삼산동 일원은 그 정도 위험 수준은 아니다”며 “우선 CCTV 조사에서 누수가 확인되지 않으면 도로를 전면 굴착해 침하 원인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원인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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