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디…궁거랑…쇠부리…덩덕구디…정겨운 ‘말맛’…울산 사투리 콘텐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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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디…궁거랑…쇠부리…덩덕구디…정겨운 ‘말맛’…울산 사투리 콘텐츠 주목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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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뿐만 아니라 유튜브·인스타그램·숏폼 등 SNS를 중심으로 각종 K-콘텐츠의 ‘사투리’ 열풍이 뜨겁다.

정겨운 말맛과 지역의 문화·정서를 담고 있는 사투리가 강렬한 인상과 웃음을 주는 요소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울산지역 각 지자체도 행사나 공간 등에 사투리를 접목해 우리말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특색을 더하는 특별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중구는 10일 도서관 주간을 맞아 종갓집도서관에서 일일특강 ‘사투리로 다시 읽는 어린왕자’를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한 책 ‘애린왕자’를 통해 사투리의 보전 가치를 살피기 위해 마련됐다.

“오후 4시에 니가 온다카믄 나는 3시부터 행복할끼라. 시간이 가믄 갈수록 나는 더 행복하긋제. 4시가 되모 나는 하마, 안달이 나가 안절부절 몬 하겠제.”

‘애린왕자’ 속 한 대목이다.

독일의 한 출판사가 진행 중인 어린 왕자 전세계 언어 번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는데, 구수한 말투와 어휘로 지역적 향수를 불러일으켜 큰 인기를 얻었다.

애린왕자의 저자이자 이날 강연자로 나선 최 작가는 “사투리는 지역 정서나 문화, 생활상을 담을 수 있는 하나의 그릇”이라며 “지역에도 이런 반짝이는 문화 콘텐츠가 있음을 새롭게 발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중구는 또 구청 누리집을 통해 ‘큰애기가 갈차주는 울산 방언’이라는 제목으로 울산 사투리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말을 너르고 풍부하게 쓰자’는 외솔 최현배 선생의 5대 정신을 이어받아 지역 방언을 지키기 위해 매월 2회 연재하고 있다고 중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울산에는 복합문화공간 ‘만디’, 무거천 별칭인 ‘궁거랑’, 북구 ‘쇠부리’, 동구 ‘덩덕구디’ 등 사투리를 활용한 공간 및 행사명이 수두룩하다.

북구는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지역 내 산·능선·고개 등 7곳을 선정해 ‘일곱만디’로 이름 붙이고 관광 콘텐츠로 개발했다.

일곱만디의 ‘만디’는 ‘산마루’의 경남 지방 사투리다. 이달까지 ‘일곱만디 코스’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운영해 미션 완료자에게 기념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북구 관계자는 “사투리로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자 했다”며 “사투리를 활용한 사업명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을 더 많이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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