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난세에 참된 지도자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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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난세에 참된 지도자를 묻는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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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호수 동서대학교 교학부총장 스마트모빌리티학부

‘주복내견선유(舟覆乃見善游), 배가 전복되어야 그 사공이 수영을 잘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짧은 고사는 시대와 장소를 넘어 인간사의 진실을 꿰뚫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거센 풍랑 속에서 뒤집히는 광경을 목도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관련 위법성 논란 끝에 헌정사상 또 한 번의 탄핵이라는 비극을 맞이했다.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이 법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된 것은 국가 운영의 중대한 위기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국회는 거대 야당의 주도로 대통령 탄핵을 가결, 헌재의 인용을 받아냈고, 그 여파로 정부 기능 전반이 대혼란에 빠졌다. 이어 관료 사회에서도 잇따른 탄핵 추진과 긴장감이 이어지며 행정의 안정성이 송두리째 흔들리던 와중이었다.

국가적 혼란은 이미 눈앞의 현실이 됐다. 정치의 격랑은 국민의 일상까지 파고들고 있으며, 대한민국호는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바다를 표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나라를 다시 안정시킬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할 조기 대선이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 비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치권의 지도자 후보군을 살펴보면, 여권은 다수의 후보가 난립해 분열적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야권은 비교적 단일화된 구조를 보이나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는 데에는 아쉬움이 큰 게 현실이다. 새로운 체제에 대한 거대한 국민적 기대를 짊어져야 할 후보가 과연 위기 속에서 냉정하고 통합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아직은 많은 이들의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우리의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현실은 더욱 냉혹하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모두 반도체, 인공지능, 로보틱스, 양자컴퓨터, 신에너지, 바이오산업 등 차세대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더군다나 자국 첨단 산업 보호와 관세 정책을 앞세운 무역 전쟁은 하루가 다르게 양상을 달리하며 글로벌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변화는 국가의 부와 국력을 재편하고 있으며, 기술혁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나라는 순식간에 국제무대에서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위한 치열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 선 후보자들은 이 치열한 국제 환경을 꿰뚫어 보고, 나라를 이끌 비전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는가? 아쉽게도, 아직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국민의 아픔을 진심으로 껴안을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배가 뒤집힌 위기 속에서야 비로소 진정한 능력자가 드러난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러한 시험대 위에 서 있다. 지도자는 단순한 인기나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위기 앞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국민을 안정시키며, 세계 질서 속에 당당히 대한민국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이 아닌, 백년지대계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법과 정의를 존중하며, 국민 모두를 위한 통합의 리더십을 지닌 인물이어야 한다.

혼란의 시대일수록 국민은 더욱 냉철해야 한다. 정치적 열광이나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위기 속에서 누가 진정으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역사는 언제나 가장 힘든 순간에 진정한 지도자를 갈망해 왔다. 오늘 우리에게도 그 선택이 주어졌다. 대한민국은 위대하고 강인한 국민의 나라다. 그렇기에 이 혼돈의 물살 속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올바른 지도자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내일’을 결정지을 것이다. 이제 그 ‘내일’은 이 나라의 십년, 아니 이십년 이상은 족히 될 것이다. 그 답을 찾는 일은 어느 때보다도 중대하고 절실하다. 어차피 지도자 없는 국가운영은 불가피하니 말이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교학부총장 스마트모빌리티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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