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속연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14.03년으로 4년 전보다 0.48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소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4~5년 정도로 추정되어 대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고용시장 양극화 격차가 커지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상위 100개 기업의 최근 5년간 직원 근속연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남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14.41년으로 2020년 보다 0.12년,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12.94년으로 1.56년 각각 증가했다. 여성을 포함한 대기업의 고용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 지역에 주력 사업장을 둔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OIL 등도 평균 17~18년으로 높은 근속연수를 보였다. 다만, 현대차를 비롯해 SK에너지, 고려아연, 현대모비스, SK지오센트릭, KG케미칼 등은 근속연수가 줄줄이 감소했다. 이는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와 인력 구조조정, 그리고 현대차 등의 ‘퇴직 후 재고용’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문제는 대기업과의 근속연수 격차가 더욱 벌어진 중소기업 고용 환경이다. 중소기업은 청년층의 기피 현상과 고령화로 인해 인력난과 고용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중소기업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50대 이상으로 고령화가 심각했다. 이는 대기업 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청년(13~34세)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중소기업을 택한 비중은 2023년 기준 3.6%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신규 채용 수요 중 중도 퇴직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로 인해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평균 근속연수가 짧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고용시장에서도 대·중소기업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극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가 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근속연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 생산가능인구 감소세가 계속되면 중소기업 취업자 수의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되고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성장성 및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이다.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결의 핵심은 임금 격차 해소다. 6·3 조기 대선에서 새롭게 출범할 차기 정부는 대·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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