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5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산림 63㏊를 태우는 심각한 재난이 발생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울주군 온양읍 대운산 일대의 산불도 진화되지 않고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화장산 일대의 산불은 2013년 대형산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한 상황이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화장산은 지난 2013년에도 대형산불로 280㏊ 피해를 본 바 있어 주민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어 즉각 의용소방대 소집으로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섰다.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언양읍 송대리 일원과 인근 신화마을까지 확산했고, 강한 바람에 의해 불씨가 멀리 날아가는 비화 현상으로 산불은 여러 지점으로 점점 확산돼 의용소방대원의 인력을 분산시키고 통제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서울주의용소방대에서는 평소 아마추어 무선(HAM) 자격증 취득과 무선기기의 원활한 사용으로 재난 발생 시 비상통신망을 신속히 가동될 수 있도록 개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었는데 이번 재난에 큰 보탬이 됐다.
소방대원들은 공장 화재, 실종자 수색, 교통 통제 및 질서유지, 각종 행사 지원에 적극 참여해 무전기 사용을 한 경험이 반영되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간부를 비롯해 대원들까지 20여 명이 무전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CP(본부)를 비롯해 대장의 지휘하에 무전기 소지자를 각 조에 투입했기에 광범위한 지역의 수색이나 화재에도 체계적인 통제가 가능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차리 돼지농장 화재에서도 난청 지역으로 소방 무전이 마비 됐지만, 의용소방대의 무전기를 활용해 화재진화에 도움이 된 적도 있었다.
더욱이 산불의 경우 의용소방대원들은 약 15ℓ의 무거운 등짐펌프를 메고 양손으로 살수를 해야하고, 진압 중 연락을 주고받기가 어렵고 잔불 정리하면서 불길의 방향과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통제단의 정보가 없다면 대원의 안전이 확보되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인원이 투입된 상황에서 각각의 대원에게 연락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비상통신망인 아마추어 무선은 현 상황을 한 번에 전파할 수 있었고 대원들의 눈과 귀가 되어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마추어 무선통신은 비단 산불만이 아니라 지진 및 대형 재난 발생 시 기존 통신망이 두절되더라도 아마추어 무선망을 이용해 적재적소 현장 상황을 공유해 조처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는 안될 비상 체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서울주 지역은 산림이 많은 지역으로 기존 통신망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재난이 발생하거나 긴급상황 발생 시 연락이 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쳐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비상재난통신망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서울주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 대장으로 이번 언양 산불 진화 과정에 의용소방대의 비상통신망으로 아마추어 무선망을 사용해 재난통신의 한 축을 담당했다.
현재 울산시 아마추어무선 중계기는 문수상 정상의 중계기를 포함해 약 9개의 중계기가 비상통신망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전국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비상통신망이 잘 구축되어 있다.
이번 산불로 단 한 명의 인명피해 없이 산불진화작업에 최선을 다해준 의용소방대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앞으로도 서울주의용소방대는 산불뿐만 아니라 지진 및 대형 재난을 대비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주민의 생명과 재난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주소방서 소방관과 함께할 것이다.
박정석 서울주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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