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완서의 자전거 도둑을 다시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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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완서의 자전거 도둑을 다시 읽으며
  • 경상일보
  • 승인 2025.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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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정아 울산중부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어릴 적 읽었던 박완서 작가의 자전거 도둑을 최근 다시 꺼내 들어 보았다. 치솟는 물가, 부의 양극화 등 밝은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경미범죄 발생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이에 대한 치안대응책을 고민하다 보니 범죄를 모티브로 한 단편소설 자전거 도둑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소설 속 주인공 소년의 주변 어른들은 자전거 절도라는 범죄를 쉬이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양심적이고 올곧은 마음을 지닌 주인공 소년을 심적 갈등에 빠트리는 역할을 맡게된다. 결국 주인공은 바르게 살라는 가르침을 항상 주시던 아버지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1979년 출판된 소설 속 전개처럼 자전거 절도라는 범죄는 대한민국 경찰관의 입장에서 바라보아도 참으로 특이한 유형의 절도범죄다.

명백히 6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야간에 타인의 주거지 내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큰 형에 처해질수 있는 범죄임에도 소설 속 주인공 주변 인물들처럼 자전거 절도를 큰 범죄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우리들 속에 자리잡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특이성 때문에 더욱 대응하기 곤란한 자전거 절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중부경찰서에서는 2024년 12월 16일부터 2025년 1월 12일 4주간 자전거절도 범죄예방 활동을 추진해 나름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 울산중부경찰서 병영지구대의 사례를 먼저 소개한다.

병영지구대 관내는 다른 지역관서에 비해 학교 학원가가 많이 밀집되어 있다. 그런 특성을 고려 경찰관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자전거 표식용 자외선 램프 식별 형광펜을 배부하기도 하고 자전거 보관 안심존을 지정해 안내판을 부착하는 등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범죄예방활동을 전개해 보았다.

또한 태화지구대에서는 이전 무인점포 소액 절도 예방활동에 사용되었던 무인점포 폴보이스(동작인식 음성 안내기)기계 설치가 절도 예방에 효과가 있었던 점을 착안 기계 내 송출 문구를 자전거 범죄예방. 홍보 안내문구로 변경하여 반복 송출하는 아이디어로 절도예방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었다.

물론 PC방, 자전거수리점, 공원 등에서의 홍보물 배부, 자율방범대원들과의 협동 순찰 등 4주간 울산중부서 관내 모든 지역관서 경찰관들이 자전거 절도 예방이라는 하나의 활동에 힘과 열정을 모았다. 그 결과 2024년 1월부터 9월 간 한달 평균 12.7건에 달하던 자전거 절도 피해 신고가 2024년 12월 10건으로 줄어들었고 지속 감소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경찰관들의 노력에 시민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더해져야 싹 틀 수 있다는 것이 1년간 범죄예방대응 업무를 해 오며 느낀 결론이다.

작게는 잠금장치 강화, 크게는 지역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높이는 일 같은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노력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양심을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절실한 실정이다. 2025년에도 저희 중부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는 자전거절도 예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벌써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이 들리는 듯하다.

위정아 울산중부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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